지리산

2007/01/27 지리산 남부능선

김동면 2008. 5. 29. 10:05
 

 

 

파란색은 지리산 주능선 종주 했던길
 
분홍색은 서북능선 종주했던길
 
빨간색은 이번에 간 남부능선길
 
 

 

 

 

몇달 전 부터 벼르고 벼르던 지리산 남부능선 종주

마음속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

기상청과 소방청에선 폭설과 한파가 예상된다고 엄포를 한다.

26일 낮에 집에 일찍 퇴근하고 배낭을 꾸리고 있는데 딸이 걱정스럽게 한마디 한다.

"아빠 밖에 눈 내리는것 봐요. 지리산에서 이렇게 눈 내리면 큰일나니까 다음에 가세요" 

딸내미에게 그런말 들어니 나도 겁이 나고....마음도 심란하고...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 끓어오르는 야릇한 희열같은것은 왜 생기는지? (이런게 병이라고 생각됨)ㅎㅎ.

 

26일 22시 용산역에 모두 모였다.

모두 배낭이 장난이 아니었다.

새로 50리터 배낭을 새로 구입한 패마님과 풍마님의 배낭도 거의 남자수준.(뒤에서 보니 사람이 안보이고 배낭만 보였음 ㅋㅋ)

내 배낭은 집에서 나올때 물빼고  13.8킬로였는데. 내것이 남자들 중에 제일 가벼웠다(당근 몇번 다니다 보니 꾀가 생겨서 그렇지만.ㅎㅎ)

뉴페이스 쉼터님과 폼생폼사 무늬만 전문산악인 강산님  배낭도  70리터에 무게만 장난 아니다.

용산역에서 여수행 (22:50분 출발) 열차를 타고 가는데 임실 쯤에 창밖을 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역시 우려했던 폭설이었다.택시 탈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

 

 대장은 눈이 발목 이상 잠기고 삼신봉까지 오전 10시 안에 도착하지 않으면 중간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석까지 가다가는 모두 잘못(?)될 수 있다고 한다.

 

다행히 구례구역(03:22)에 도착하니 비온 자국만 있었다.

택시를 옮겨타고 화개장터 근처의 쌍계사입구 쌍계교 다리앞03:50에서 내렸다.

작은 다리를 건너서 쌍계사 경내를 지나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으로 오를수록 눈이 보이기 시작하고...

불일폭포를 지나고(폭포 구경 하자 했지만.갔다오기 귀찮다고 그냥 가기로 했다)

05:40 야영장(아침식사 후 물 보충) 여기가 마지막 화장실있는곳이며 물보충 할곳임.

08:23 (10908) 상불재 눈은 점점 많이 내리고 발목까지 빠지기 시작했다.

10:15(16846) 송정굴 -7C 눈때문에 걸음은 점점 느려지고...앉아서 쉬지를 못한다.왜냐함 쉬면은 젖은 장갑때문에 손이 깨지게 시리니까.

11:32 삼신봉(20751) 10시까지 이곳에 오기로 했는데 눈때문에 한시간 반이 오바되었다.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13:56 한벗샘  눈이 발목을 훨씬 넘었다.그래도 천만 다행인것은 바람이 불지 않고 그리고 시야가 확보되어서 좋았다(누구 말대로 착하게 산 사람과 같이 다녀서 복받은것 같다 ㅎㅎ)

15:30 석문  이젠 눈이 발목까지가 아니라 거의 무릎까지 빠졌다.

앞장서서 눈을 헤치며 러쎌을 하신다고 고생하시는 산행대장 덕분에 편하게(?) 왔지만 그래도 아주 힘들다.약간만 정신 안차려도 미끄러지기 일쑤.눈이 너무 많이 와서 아이젠이 무용지물 그래도 안 찰 수 는 없고...

뉴페이스 쉼터님 산행실력도 보통 이상이었다.사진 찍으랴 그 무거운 배낭메고도 뒤처지 않고 오히려 앞에서가고 있다(왕년에 천리행군을 했던 실력이라나 ㅎㅎ) ,

그리고  무늬만 여자인 패랭이님 풍경님은 뒤처짐 없이 선두를 유지하고.

종주계의 슈레기 무늬만 전문산악인 강산님과 나만 뒤에서 처져 왔다.

오면서 둘이 오면서 그런생각 들었다.혹시 오늘 바람이라도 불었어면.또는 시야가 확보가 안되었다면 기온이라도 무지 추웠다면....그래서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그래도 복받은것은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기온도 그렇게 춥지 않았고 ...그리고 이곳은 한 두명이 눈 올때 다니면 위험하겠다는 생각 했다.왜냐함 한명이 사고 나면 다른 방법이 없을것 같았다.탈출구도 별로 없고,또한 사람 그림자가 없다.우리 산행중 한명도 못봤다.

 

17:35 세석산장(36974)13시간 반동안 걸어서 도보수로는  너무 적게 걸었던것 같다.

 

 

원래 목적지는 장터목 산장인데 폭설로 인해서 도착시간이 너무 늦었고 그리고 무릎까지 빠지는 길을 더 걷는다는것도 무리였다.

그래도 몇몇 몰상식(?)한 사람들은 장터목까지 가자고 한다.ㅠ.ㅠ

종주계의 슈레기이면 무늬만 전문산악인 강산님과 나는 절대 반대. ㅎㅎ

세석산장에는 폭설로 인해서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계획된 천왕봉은 포기 하기로 하고 잠 푹자고 촛대봉에서 일출 보기로 했다.

촛대봉의 일출

 

27일 아침 날씨는 흐리고 안개 때문에 시야도 잘 안보였지만 혹시라도 붉게 오르는 구름이라도 볼려고 촛대봉을 올라갔다.

해가 전혀 보일것 같지 않은 날씨 였는데 갑자기 해가 올라왔다.

모두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하고.ㅎㅎㅎ

산장에서 아침먹고 느긋하게 먹고 09:40 백무동 쪽 으로 내려왔다.

세석에서 백무동으로 처음 하산길이 너덜지대라고 한다.내려갈때 조심해야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곳이 눈으로 완전 덮혀서...비료푸대 없이 미끄럼을 탓다.쭈삣거리면서 안 탈려고 하던 쉼터님도 체면 불구하고 타고 내려왔는데.ㅎㅎ

가끔 돌부리가 엉덩이 꼬리뼈를 강타해서 아프긴 했지만.기분 최고였다.

 

12:58 백무동 도착

한시반까지 빠른 점심을 먹고 버스타고 서울로 왔다.

 

 

나 태어나서 이렇게 눈 많이 밟은것도 처음이고 심설 산행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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