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산행...
작년에 영신사지를 검색중에 우연히 지리구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지리산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기만 했습니다.
간간히 올라오는 역사탐구 산행의 활약을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영신사지, 황령암, 대궐터 등등...
저같은 지리산 초보가 가객님을 비롯한 호원형님 뽀때님 산구화누님, 이런 엄청난 분들과 같이 산행 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지난달 시산제 겸 천왕봉 각자 찾기 탐구산행에 처음으로 참가했습니다.
작년에 읽었던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 3권에 나오는 남주현 군수와 하익범 유생이 기록한 산행기에 나오는 경상 관찰사 윤광안의 이름이 새겨진
각자를 확인 하는 순간드 짜릿한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탐구산행 자체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전국각지에서 오신분들 이시지만 오직 목적은 지리산 한가지만 생각하다 보니 말이 잘 통하며 그리고 지리산에 대해 무궁무진한
지식을 피와 살이 되게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산행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고, 갑자기 노래가 나오고 춤이 나오는 옛날 선인들의 풍류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에게는 산행자체가 즐겁습니다. 그리고 유익하기도 하고 보람 되기도 한 산행이었습니다.
무박당일 강행하는 것만 빼고 ~ㅎㅎ
탐구산행에 빠지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했지만, 직장근무 때문에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제 직장이 주말에 잘 쉬지 않는 직장이다 보니....( 주말만 확실히 쉬는 직장이었다면, 등산학교에 가입해서 암벽산행도 정식으로 배웠을 겁니다.)
고민하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쉽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근무일정에 맞춰서 산행을 할게 아니라, 산행을 위해 근무를 맞추면 쉽게 해결 되는것을 어렵게 고민을 했습니다.ㅎㅎ
3월 18일 밤 11시 신촌에서 만나서 출발합니다.
새벽에 도착해서 칠선계곡 입구에서 잠깐 눈을 부칩니다.
그 민박집 사장이 산에서 먹어라고 상품으로 파는 곶감을 선물합니다.(안주인 모르게 주는게 눈에 보입니다.)
한달만에 만나셔서 반가우신지 ~
ㅁ
뽀때님이 작년에 왔었다는 이 표식에서 길을 바꿉니다.
나는 이쪽으론 전혀 모릅니다. 그래서 설명은 패스!.^^
된비알이 장난이 아닙니다.
돌이 헐렁하게 박혀서 잘못 밟으면 바로 아래로 돌이 굴러내립니다. 그래서 줄줄이 올라가는게 아니라 넓게 퍼져서 올라갑니다.
제가 발을 잘못 딛어서 아래로 미끄려지다 나무를 잡아서 겨우 멈춥니다.
오십견 걸린 오른팔이 찌리리~~ 기운이 쭉 빠집니다.(오십견 걸려본 사람만 이 기분 압니다)
아래 있던 소원누님: 괘안나?
나: 괜찮은데 오십견 걸린 팔이 저립니다.
소원누님: 탐구산행하다 오십견 낫겠네~
오늘 보니 많이 나아진게 맞는것 같습니다.ㅋ
거의 네발로 벌벌 기면서 올라가시는 가객누님. 연세가 있어신 분이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지리산 탐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네발로 올라가시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대단하다 란 생각이 듭니다.
대궐터 위에서 임금님 수라상을 받습니다.
은상 위에 온갖 산해진미가 가득합니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멸치회무침 그리고 게이지 구이,홍어회,쇠불고기...
식후에 노래한자락과 흥에 겨워서 들썩거리는 춤판 한판도 곁들여집니다.
가객누님이 말씀하십니다. 멀리 넓게 부채꼴 처럼 내려가면서 집터 흔적을 찾아라~
넓게 퍼져서 내려갑니다.
아주 오래된 허물어진 성곽형태를 봅니다.그리고 많이 넓지는 않지만 몇가구 집을 지을 수 있겠다는 장소도 봅니다.
이 성벽을 보면서 저에게는 충격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어떤 연유로 이렇게 깊은산속까지 와서 성벽을 쌓고 기와로 집을 짓고...
과연 이곳에 사람이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과 살았다면 얼마의 세월을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제 짧은 생각으론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기와장 하나도 일일이 문양이 그려진 정교한 기와가 왜 여기 있을까요?
이 문양은 무슨뜻일까요? 문자 일까요?
성안리,두지터,가마차골,어영골,국골,추성,말달릴평전.. 모두 나라 또는 임금과 연관 된 이름인것 보니 왕이 살긴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짧은 지식으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깊은 산속에 기와집을 짓고 방어성벽을 쌓는 대궐이면
아마 고대 부족국가 중에 전쟁에 패해서 왕과 신하들이 이런 깊은 산속에 피난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곳은 북향이라 농사짓기도 힘들 것이고, 오히려 산속에 나라를 세우려면 세석고원 같이 넓고 남향인곳이 나을건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상원사지
합수부
용소
천왕봉과 오른쪽에 네모진곳이 중봉인것을 보면 깊은 산속이라 숨어지내기 좋고 방어막으로 도
괜찮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두번째 탐구산행을 했습니다.
첫번째 시산제 겸 천왕봉 각자 찾기 산행에서는 몇달치 웃을것을 하루만에 웃다 왔습니다.
두번째 인 이번 산행에서는 깊은산속의 대궐터를 보고 받은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리산은 참으로 오묘합니다.
일요일 부터 오늘까지 거의 밤늦게 까지 근무를 하다보니 산행기를 못올리고 이제사 올립니다.
탐구산행이 도배를 하는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이곳에 많은 글이 올라오면 더 좋겠단 생각으로
글 올립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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