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등구사-오도봉-삼봉산 송년산행

김동면 2012. 12. 17. 09:04

 

 

 

 

 

 

 2012년 지리산 답사팀 송년산행 입니다.

 

참석하고 싶어도 토요일이 근무날 이라서 망설이고 있는데....

산유화 누나의 전화가 와서 어렵게 참석하기로 합니다.

연차신청을 하고 금요일 밤 8시 쯤 고속터미널 근처에서 만나서 자정이 넘어서 함양의 지리산롯지에 도착해서 간단하고 한잔하고 잠을 청합니다.

 

아침에 떡국으로 대충 아침을 떼우고 있는데...

분명히 말레지아에 있어야 할 뽓때님이 창문 밖으로 보입니다..

송년산행에 참가하기 위해서 서둘러 귀국을 했다고 합니다.

새벽 두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벤을 50만원에 대절해서 진주로 와서 미리 준비시켜 놓은 배낭을 메고 이곳에

왔다고 합니다.

 

삼개월간 못본 가족을 만나지 않고 이곳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연차신청이 아까워서 갈까말까 한 내가 부끄럽단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의 송년산행은 김일손이 지나간 등구사와 삼봉산을 돌고 오기로 했습니다.

 

(김일손의 진리산행기의 한 대목 중 등귀사에 도착했을 때의 이야기를 적어봤습니다.

 

신마(信馬)로 등귀사(登龜寺)에 당도하니 산의 형상이 소복하여 거북과 같은데, 절이 그 등에 올라 있다하여 이름이 된 것이다.

옛 축대가 동떨어지게 높고, 축대 틈에 깊숙한 구멍이 있어 시냇물이 북으로부터 내려와 그 속으로 쏟는데 소리가 골골한다.

 

그리고 그 위에 동찰(東刹) ㆍ 서찰(西刹)이 있는데, 우리 일행은 모두 동찰에 들고 종자를 골라서 돌려보냈다.

비가 밤을 새고 아침까지도 그치지 아니하므로 드디어 절에 머물러 각기 낮잠을 자고 있는데,

중이 갑자기 말하기를, “비가 개어 두류산이 보인다.” 하기로 우리 세 사람은 몰래 일어나 잠든 눈을 부비고 보니 새파란 세 봉이 점잖게 창문에 당하여 흰 구름이 비끼고 푸른 머리구비가 비칠 따름이다.

 

 

이윽고 또 비가 내리므로 나는 농담조로 말하기를,

“조물주도 역시 관심을 두는 모양인가. 산악의 형상을 숨기는 것을 시새워하는 바가 있는 듯하다.” 하니

 

백욱은 말하기를, “산신령이 오래도록 시객(詩客)을 가둬놓을 작정인지 뉘 알겠는가.” 하였다.

 

 

이날 밤에 다시 개어 하얀 달이 빛을 발하니 창안(蒼顔 산을 말한 것)이 전부 드러나서 뭍 골짜기에는 선인(仙人) ㆍ 우객(羽客)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는 듯하다.

 

백욱은 말하기를, “사람 마음이나 밤기운이 이 지경에 이르면 도시 찌꺼기라곤 없기 마련이라.” 하였다.

 

나의 조그마한 몸이 자못 피리를 고를 줄 알기로 그를 시켜 불게 하니 또한 족히 공산의 소리를 전할 만하여 세 사람은 서로 대하고 밤이 으슥해서야 바야흐로 잠자리에 들어갔다.

 

 

 

이튿날 아침에 나는 백욱과 더불어 짚신을 신고 지팡이를 짚고 걸어서 등구암을 떠나 1마장쯤 내려가니 볼만한 폭포가 있다.

 

십 리쯤 가서 한 외로운 마을이 보이고, 그 마을에는 감나무가 많았다.

 

험한 고개를 넘어 산 중허리를 타고 바른편으로 굴러서 북으로 향하니 바위 밑에 샘이 있기에 두 손을 모아 물을 떠서 마시고,

따라서 세수도 하고 나와 한걸음으로 금대암(金臺庵)에 당도하니 중 한 사람이 나와 물을 긷는다. ...]( 김일손의 산행기 중에서 가객님의 글을 퍼옴)

 

 (트렉은 샌드빅님 제공입니다)

아래 사진은 뽓때님과 산용호님의 사진을 허락 안받고 퍼왔습니다.

촉동마을에서 등구사를 오르는 중에 바라본 장쾌한 주능선이 손앞에 잡히듯이 가까이 있습니다.두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

등구사가 왜 이곳에 있는지 알것 같습니다.

왼쪽으로 부터 두류봉 중봉 천왕봉.... 사진에는 안보였지만, 반야봉 까지의 주능선이 보입니다.

삼봉산

 

운해가 오후가 될 때 까지 그치지 않습니다.

저곳은 아마 인월 같습니다.

우리숙소 지리산롯지

 

이 굴이 인공으로 만든 굴입니다.

김일손의 지리산행기에도 이 굴이 언급 되었습니다.[신마(信馬)로 등귀사(登龜寺)에 당도하니 산의 형상이 소복하여 거북과 같은데, 절이 그 등에 올라 있다하여 이름이 된 것이다.

옛 축대가 동떨어지게 높고, 축대 틈에 깊숙한 구멍이 있어 시냇물이 북으로부터 내려와 그 속으로 쏟는데 소리가 골골한다.]


위에 파놓은 글은 이 굴과 상관없는 거의 낙서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합니다.

30미터 정도 들어가면 글의 끝이 보입니다. 옛날에는 북쪽 꽤 긴곳에서 부터  이 구멍으로 해서 물이 흘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김일손일행이 이곳을 지나갈때 까지만 해도 말입니다..

 

산유화 누나와 찍힌 사진.

나 혼자만 찍으라고 했는데 ㅋ

절 입구에 있는 이 석탑은 1960년대에 서울대 교수가 신라유물로 인정하고 논문까지 쓴 탑인데 탑상부는 최근 보수한 것으로 조잡스럽기짝이 없습니다.

......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 일출봉 연하봉 촛대봉 영신봉 덕평봉 형제봉 명선봉 토끼봉 반야봉까지 보이는 주능선(할일없이 일일이 적어봤습니다.ㅋ)

등구사에서 조망 해보는 주능선.

두류봉에서 반야봉 까지....

그리고 이 사진에는 없지만 만복대도 보입니다.

지리산 최고의 조망터가 바로 등구사 인것 같습니다.

 오도봉 근처에서 바라본 운무 

보통 운무는 아침에 있다가 사라지는데.... 오후 까지 운무가 가득했습니다. 아마 저 아래는 흐린 날씨이겠죠.

 

 

 

 

 인월쪽은 두세시가 다 되었는데도 아직 운무가 가득하다.

아마 인월쪽은 지금 잔뜩 흐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빨갱이들 ㅋ

 

 

 

 

 

 

전국 각지에서 가져온 특산물이 가득한 만찬입니다.

통영에서 가져온 온갖 회와 물메기, 삼천포에서 가져온 게이지,광주에서 가져온 홍어 그리고 토종옻닭 대구에서 메고온 오뎅탕 보령에서 가져온 김...

발렌타인21, 옻술, 마가목주,막걸리.맥주...


참으로 화기애애하고 웃음이 넘치는 저녁시간 이었습니다.

몇달 웃을 일을 이날 다 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ㅋ


뒷날은 간단하게 오도재 옛길을 돌다가 다음달을 기약하고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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