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버이날을 앞 둔 어느날, 애들이 물어봅니다.
아이들: "어버이날 선물 뭐로 해줄까요?"
나: " 여름방학때 지리산이나 같이 가자"
아이들은 5~6년 전 북한산 빡시게 한번 산행 후, 절대로 산에 안따라 다닙니다.
그래서 장난으로 말했는데..의외로 순순히 생각해보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지난 북한산행 처럼 고생 시키지 않고.
이번 산행은 힘 들지 않고 즐겁고 의미있는 지리산행이 되게 하기 위하여 나름 고심을 해봅니다.
처음엔 반야봉 근처에서 야영을 생각했지만... 내가 혼자서 텐트를 두동을 치고 타프치고 짊어지고
다닐것을 생각하니....
그래서 생각한게 가볍게 반야봉 들렀다가 피아골 대피소에서 일박을 하고 피아골로 내려오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성삼재에 7월 27일 새벽 네시전에 도착하여 노고단 대피소로 향합니다.
처음 오는 지리산에 처음보는 대피소 취사장이 신기하게 생각되나 봅니다.
노고단 대피소 온 김에 선교사별장 터 도 구경하기로 합니다.
종주 같은 시간에 쫓기는 산행이 아니기 때문에 계단을 통하지 않고 도로를 따라 천천히 노고단 고개로 올라갑니다.
전망대
차일능선
노고단에서 쭉 뻗은 능선
전망대에서 바라본 생전처음 보는 운해와 멋진 조망에 애들도 신기해하고 좋아합니다. (사실 애들은 안좋아 할줄 알았습니다.)
종석대를 배경으로~
야생화가 지천에 널렸습니다.
노고단 고개에서 노고단을 배경으로 단체사진
돼지고원 가는 숲길로 들어갑니다.
꽃길입니다.
피아골삼거리 입니다. 우리는 반야봉 들렀다가 다시 이리로 와야합니다.
임걸령 토박이 다람쥐
반야봉을 향해 오름짓을 합니다.
반야봉 전망바위 근처에서.... 옆으로 불무장등입니다.
마눌에게 우리 반야 들렀다가 저리로 내려가서 농평마을에서 민박을 할까? 했지만...뒷날의 교통편 때문에 원래 계획대로 가기로 합니다.
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반야정상
생전에 최고 높은 봉우리에 올랐습니다.
이곳은 몇년전에 마눌과 둘이 야영했던 곳입니다.
반야중봉 비박지 입니다. 원래 계획은 이곳에서 일박을 하기 했습니다 만....
이른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한숨 잡니다.( 밤새 열차타고 내려와서 힘이 들었겠지요)
나중에 산행 후 서울가는열차에서 작은넘에게 물어봤습니다. "이번 산행에서가장 기억에 남는게 뭐지?" 이곳에서 밥먹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ㅋㅋ
다시 반야봉으로 오니 사람들이 한명도 없습니다. 봉우리 아래는 구름에 덮혀있습니다.
피아골 삼거리에서 대피소로 내려오는데.애들이 아주 힘들어 합니다.
작은넘은 무릎이 아프다고....
2킬로 남짓 거리를 3시간이 넘게 걸려서 내려 옵니다.
오늘 산행시간을 계산해보니 12시간에 15킬로 이상을 걸었는 것 같습니다.
이젠 다시는 지리산 쪽은 쳐다보지 않을것 같습니다..
저녁 맛있게 먹고 편히 자고 늦으막하게 아침 먹고 출발합니다.
어제 우리가 내려온 주능선이 보입니다.
발걸음도 가볍게....
버스 타는곳이 아래에 천왕봉산장 근처의 회차로에서 10시20분 버스가 출발합니다.
이 버스를 놓치면 연곡사로 내려오면 버스가 자주 온다고 합니다.
2시 20분 열차라 두시간의 시간이 남습니다.
일박이일간의 가족과의 지리산행을 하였습니다.
이번 산행으로 가족애를 가슴 가득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춘기 인 작은넘과 더 가까이 된 것 같습니다.
저의 계산 착오로 짧게 생각했던 산행이 12시간을 넘어갔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잠 못자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산행하면서 무릎까지 아파서 내리막 2킬로를 남겨놓았을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했지만, 그래도 산행 끝난 후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넘들 이제 어린애가 아니구나 하는 뿌듯함도 함께
느끼는 뜻깊은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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