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 경치가 멋있고 수려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가보기로 합니다.
제 지피에스 맵에도 이 절 뒤로 길이 나와있고요. 오늘 등산 코스도 여기 절 뒤로 해서 뒷실고개 쪽으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조금만 더 청량산 산행 길에 대해서 산행 예습을 하였던가
아니면 절 앞마당에서 쉬면서 GPS map을 꺼내서 봤다면 이런 실수가 없었을 겁니다.
변명이지만 저보다 앞서가던 두 분이 여기 보이는 절 뒤에서 나오면서 여기 절 뒤로 길이 없다고 말을 하고
조금 전에 산길로 지나왔던 청량사 입구로 되돌아갑니다.
저도 아무 생각 없이 그분들을 뒤따라 갑니다.
조금 전에 지나왔던 청량사 입구에 보면 아무 설명 없이 오직 '등산코스'라는 넓은 이정표가 있기는 합니다.
그 이정표 대로 올라가니 김생굴도 나오고 자소봉 탁필봉이 나옵니다.
문제는 시간이 넉넉하면 쉬면서 가면 됩니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가파른 길을 빠르게 걷다 보니
제가 심하게 오버페이스를 하기 시작합니다. 지금 찾아보니 심박수 167까지 나왔네요.
허벅지에 쥐가 나서 5분 가까이 마사지해서 가다 보니 이번엔 장딴지와 허벅지가 동시에 쥐가 나기도 하고
갑자기 편두통도 생기네요.
국립공원 입구에 항상 적혀 있는 '무리한 산행을 하지 말고 심장이상을 조심하라는' 글이 생각나고
이러다가 갑자기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생각도 듭니다.
쉬면서 에너지 보충도 하면서 여유롭게 가야 하는 산행의 기본을 망각했나 봅니다.
재작년 겨울에 눈산행에서 큰 부상을 당한 후부터 산행의 기본을 지킨 결과로
작년 봄 이후로 다리에 쥐가 나지 않았는데
오늘은 뭐가 씐 건지 산행의 기본을 망각하는 큰 실수를 합니다.
정상인 장인봉이 0.3킬로 남았고 안내소가 2.75킬로이고 남은 시간이 1시간 50분 남았거던요.
천천히 움직여도 갈 수 있기는 하지만 당시 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 같았거던요.
제가 누구에게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라서 정상을 300미터 앞두고 아쉽기는 하지만
과감히 포기를 하고 청량폭포 쪽으로 하산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잘 한 결정인 것 같았습니다.
하산을 하니 편두통도 없어지고 다리에 쥐도 말끔히 사라지네요.
제가 청량산 산길에 대해서 예습을 소홀히 한 게으름으로 몸도 힘들었고 완등도 못했지만
최고봉인 장인봉을 300미터 앞두고 하산을 한 것은 가장 잘한 결정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이번 같이 우왕좌왕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해보던지
아니면 축융봉과 밀성대 쪽은 산행을 끝냈으니
반대 방향으로 장안봉부터 시작해서 하늘다리 자소봉 탁립봉까지 산행을 마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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