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리뷰)

김동면 2010. 2. 5. 18:00

  

 

 유람기에 자주 등장하는 불일암의 불일폭포

 

 

 

 

 

유람기에 자주 등장하는 쌍계사. 최치원의 비석도 찍었었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1권에 등장하는 법계사 옆의 문창대

 

 향적사 샘터

 

 향적사 터

 

 

영신대.  

 

 

나는 산을 좋아한다. 그중에서 지리산은 아주 좋다.  지리산 외 다른 산은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산 일지라도 한번 다녀오면 그다음엔 별로 가고 싶단 생각이 안 든다.(북한 도봉산 빼고) 

그런데 지리산은 3일 밤낮을 걸어서'이제는 질리겠지'하는 마음이 들어도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그리워지는 곳이 바로 지리산이다. 

 

작년만해도 지리산에서 30일 밤은 잔 것 같다.  무박 태극종주, 지리 남북 종주, 화대종주, 성삼재-천왕봉 왕복 종주, 지리산 선인들의 기도처 찾기 산행을 3박 4일씩 2회, 마지막 날의 또 한 번의 1 무 3박 5일 태극종주, 그 외 마음 답답하면 훌쩍 갔다 온 것 치면 몇 번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리뷰 쓰려다 산행후기네~ㅋ

 

  

 작년에 산행했던 지리산십대기도처 산행이 생각나서 지리산 태극종주 지도를 책갈피로 사용하면서 해설서와 지도를 비교하며 읽으면서 선조들이 다녔던 길과 내가 지나온 길을 같이 생각하면서 보니 참 재미있단 생각 든다.

 지금이야 길 좋아서 예능 오락프로의  개그맨들도 가는 곳이 지리산이지만.. 옛날에는 길이 안 좋고 장비도  없을 때이고, 그리고 산행했던 시기가 꽤 추운 때의 산행이었다. 음력 10월 정도니  평지에선 딱 살기 좋은 때지만 지리산은  일찍 겨울이 찾아오니...

 

 

현대의 우리가 생각하면 그 당시 이 사람들의 지리산 유람은 말 그대로 유람이었다.

말 타고 가마 타고 종들 데리고 중(스님)들이 길 안내하고 그리고 기생들과 악공(피리 불고 생황부는 사람)들 데리고...

사찰에 들어가서 술판 벌이고 사찰에서 기생들과 온갖 짓 하기도 하고 젊은 중들에게 남여라는 가마를 메게 하고 유람록 쓴 사람은 가마에 앉아서 쌍계사에서 불일암까지 가는 것 보고 이 사람들의 산행은 많은 백성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동을 했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2권에서 박장원이 천왕봉 올라갈 때는 남여라는 가마를 메는 승려가 70명이라는 기록이 있다.

 

그렇게 하고 유람했으면 사찰의 중들에게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데, 오히려 백성을 미혹하는 사람들이라고

폄하하는 글 쓴 것을 보면 그 당시 권세가들의 행동이 얼마나 백성을 괴롭혔는지 상상이 간다.(물론 이 글을 쓴 사람들은 자기가 잘하고 깨끗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했지만  현대의 생각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백성들과 사찰에 큰 민폐를 끼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사찰 주지가 마중 나와서 환대해줬다고 글로 표현했지만 솔직히 스님 입장에서 얼마나 괴롭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리산의 멋진 풍경을 비유하면서 자기들이 한 번도 보지도 못하고 책에서 나오는  중국의 어떤 곳을 비유한 것 보면 , 당시 유생들의 머릿속은 

사대주의 사상에 꽉 찬 사람들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런 기록을 남겼다는 것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이런 기록이 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지리산 모습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1권에 나오는 유람록 쓴 사람

이륙

김종직

남효은

김일손

조식

양대박

박여량

유몽인

성여신

 

이상한 것은 1권"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을 남긴 사람은 거의 모두  제 명에 못살았다.

자기 명대로 살다가 죽은 사람도 나중에 죽고 난 다음 부관참시(무덤에서 꺼내어 다시 죽이는) 당한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며 그 당시의 당파싸움이 얼마나 심한지 알겠단 생각 든다.

 

 

이 책 쓰신 분(옮긴이라고 말해야 맞나?) 들이 지리산 많이 다녔고 그리고 일일이 옛날 지명과 오늘날의 지명을 구분할 수 있게 주석을 달아놓아서 편하게 읽은 것에 글 옮기신 최석기 님과 같이 집필하신 제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런 멋지고 놀라운 정보의 책을 이만 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읽는다는 게 너무 고맙단 생각 든다.

 

 

1권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을 읽고 2권인 용이 머리를 숙인 듯 꼬리를 치켜든 듯 을 오늘 구입했다.

이것 읽고 아직 3권이 남아있어니  몇 달은 즐거울 것 같다.

 

 

이 책을 읽다가 너무 좋아서 내 주위의 지리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권했다.

현재로 몇 명이 구입한 거로 알고 있다.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벗들과의 이박삼일  (0) 2010.03.26
작년 한해 읽은 책  (0) 2010.02.05
부영공원  (0) 2009.04.28
역사 앞에서  (0) 2009.03.07
고 권정생 선생님의 유언장  (0) 200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