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박래오 유두류록 따라가기2

김동면 2010. 5. 3. 13:00

 

 

 

 

 

아침의 매서운 추위도 없어지고 따뜻한 날씨가 되었다.

 

창불대를 구경하고 다시 영신봉으로 해서 벽소령으로 내려가서 삼지촌에서 잡곡밥 얻어먹고 민박하고 뒷당재를 넘어서 범왕으로 가는 게 박래오일행이 갔던 길이 맞는 것 같다.( 의신사에 관한 말이 한마디도 없는 것 보니)

그런데 우리는 창불대에서 영신봉으로 가기도 좀 그렇고 한 번도 안 가본 의신가는 길로 내려가서 대성골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 얼레지꽃]

 

 

 

[ 원대성골 마을터의 개복숭아 꽃]

 

 [원대성골 민가터]

 이곳에 꽤 큰 민가가 있었던 자리 같았다.

내려와서 대성골 식당의 주인이 말하길 예전에 허 씨 성 집성촌이었는데. 60~70년대 빨치산 은신처가 될까 봐 아래로 이주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곳곳에 사람들이 키우던 화초가 야생화 같이 자라고 있었다.

 

[ 금낭화]  

 

 

 

 [대성골 주막]

 

 도토리묵을 시켰더니 귀한 두릅이 따라 나왔다. 막걸리 한 되 반을 마시고 주인과 이야기 중에 범왕리 가는 당재를 이야기하니 놀라는 눈치다.

그리고 당재로 올라가는 길은 도로가 나오기 전에는 큰 산길이었는데 지금은 길이 없다고 한다. 누가 올라갔더니 길이 없어졌다고

말한다. 내가 옛사람들 길로 가본다고 하니 하동군에서 옛길을 복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고 한다.

 

 

  

 

 

 

막걸리 한잔하고(대성골에서 의신까지 한 시간 정도 가면 된다)  의신으로 내려가다 보니 옛날 집터인지 절터인지 모르지만 널따란 터가 있었다. 올라가 보니 터에 대나무가 무성하다.

 오늘 우연히 본 김명수 님의 지리산 책을 보니 이곳이 [능인사지] 같았다. 의신에서 대성골 가는 곳에 있다고 한다.

 

 

 

 

 

 

 하동에서 제일 많이 본 것이 차밭이다. 처음에 신기해서 한 장 찍었지만, 뒷날은 하루 종일 차밭만 보인다.

 

 의신마을이 보인다. 왼쪽으로 보이는 저 산을 넘어야 범왕촌이 나온다.

 

 

의신사가 있었던 의신의 역사

 

 이 아줌마 뭘 보고 있는가?

 

 먼저 민박을 찾기 위해 정류장에 있는 구멍가게 집에 가니 젊은 주인 여자분이 이미 대성골 주인으로부터 전화받았다고 하면서

친절하게 민박집에 전화를 몇 군데 해준다. 그래서 가게 옆집에 있는 통나무집에서 민박을 했다. 비수기라 1~2층 독채를 3만 원에 사용했다. 우리야 이층 올라갈 일 없어서 ~

 

 여기서 막걸리 한 되 달라고 했더니 한 단지를 준다. 이것 다 마시고 완전 필름 끊어졌고. 두릅으로 만든 부침개  처음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한 장 더 만들어 달라고 했다.

 

[범왕 마을]

5시 30분 알람에 깨어나니 얼굴은 완전 퉁퉁 부었다. 이넘의 숙취가 서울 와서 까지 없어지지 않았다.

속은 느글거리고 머리는 아프고...

06:35분에 출발하는 칠불사 가는 버스에 탔다.

 

 

 

[범왕 마을]

앞에 보이는 저 산을 박래오일행이 넘어왔던 것 같다. 

 

 [영지]

김수로왕의 열아들 중에 왕위를 물려받을 한 명의 아들과 허왕후의 성을 따라갈 두 아들을 빼고 남은 일곱 아들이 외삼촌을 따라 가야산과 사천의 와룡산 등지에서 수도를 하다 이곳에서 수도를 하면서 성불을 했다고 해서 칠불사라고 한단다. 그 부인들이 남편을 보고 싶어서 왔다가 이곳 영지 연못에 얼굴을 비친 모습을 보고 돌아갔다고 해서 영지라고 한단다.

그리고 불교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 때 처음 들어왔지만 이곳은 남방 인도에서 고구려보다 300년 먼저

들어오지 않았나 하는 글을 보았다.(허황후가 인도 사람이니 외삼촌이야 당연 인도 사람 맞지 않을까?)

 

 [부도]

 

 [칠불사]

 

[ 아자방]  불타기 전에 이곳 아자방은 겨울에 한번 불을 지피면 3개월 간 따뜻하다고 했다.

 

[ 아자방]

 

 

 

 

 

 

 

 

 

 

 

 

 

 

 

 칠불사 너머로 토끼봉이 보였는데... 사진에서는 안 나왔다.

 

 

 내가 조금 더 준비를 못한 것 같다. 옥보대 운상선원을 보지 않고 왔다. 조금만 더 신경 써었으면 볼 수 있었는데..

 

 

 

 

 

 [칠불사 아래 원범왕촌 다리 근처에서 아침을 만든다.]

 

숙취 때문에 속도 아프고 느글거리고 배도 고프고... 식당도 없을 뿐 아니라 아침이라 먹을 때도 없었다.

라면 먹을까 했더니 마누라가 쑥 뜯어서 된장국 끓이자고 한다. 아스팔트 도로 옆에 핀 쑥을 뜯고 삼겹살 먹을 때 사용한 남은 된장과 라면 스프를 넣고 길가에서 끓여 먹었다. 차 끌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창문 열고 웃고 그런다. 그렇다고 도로 근처에 물 있는 데는 여기밖에 없어서 그냥 밥하고 국 끓였다. 먹을만했다. 아니 꽤 맛있었다.

속을 확 풀어준다. 큰 코펠에 국 다 먹었다.

 

 [바위틈에 핀 철쭉]

아스팔트를 걸어서 내려오다 범왕 삼거리쯤에서 어떤 분의 트럭을 얻어 타고 신흥교에 내렸다.

 

 

[신흥사지 부도함]

왕성초등학교 분교 뒤에 부도함이 있다고 해서 학교 뒷산 대나무밭과 차밭을 샅샅이 뒤졌다.

내려와서 왼쪽을 보니 부도함이 있었다. 부도함은 오래되지 않았는 것 같았다. 아래 좌대가 오래된 것 같았다.

 

 [신흥사지]가 지금은 화개초등학교 왕성분교로 바꿔졌다.

 

 [맷돌]

 

 [절구] 아마 폐사되기 전 신흥사 절에서 사용한 것 같았다. 

 

  

세이암과 삼신동 글자에 대해서 이곳 사람들 5명 정도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이곳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몰랐다.

세이암 식당이 있어서 물건을 사고 물었더니 바로 저 너머에 있는 바위라고 한다.  저 너머 바위가 어딘가? 전부 바위 투성이 인데.

이 바위를 찾기 위해서 이곳을 가려고 해도 넘어갈 방법이 없었다.

한참 찾다 보니 저 물에 있는 바위에 洗耳巖이란 글씨가 음각된 게 보였다.

왼쪽으로 한참 가다가 다리 공사하는 데가 있었다. 다리를 넘어서 바윗길 타고... 전에 릿찌 산행하던 게 이런데 써먹었다 ㅋㅋ

 

 

 [세이암]

고운 최치원의 글씨라고 한다.

 

 이곳에서 몇 시간을 헤매다 찾았고 그리고 가까이 가서 찍었다.

최치원의 글씨라면 1.200년 전 글씨이다.

 

 

 

 박래오뿐 아니라 신흥사를 들러 많은 선인들이 이 구멍을 언급한다.

나도 사실 글 읽으면서 어떤 구멍인지 많이 궁금했었다.

 

 신흥사 승려들이 이곳 구멍에 김치를 넣어서 담으면 맛있다고 하는 그 바위구멍 같았다. 그림자 진 구멍 빼고 모두 깊고 넓었다.

 

 수많은 이름이 있었다. 박래오일행이 이곳에서 이름을 새겼단 내용이 있어서

혹시 박래오 이름이 있을까 봐 찾아봤지만 찾지를 못했다.

 

 

 최치원 선행이 속세의 귀를 씻은 세이장

 

 고운 최치원 선생의 지팡이가 이 나무가 되었다고 하는 푸조나무

마누라가 고목나무에 매미다.

 

 

 [삼신동]

 

고운의 글씨 삼신동

이 글씨 찾는데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진짜 왜 모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살면서 이 바위를 왜 모를까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내가 어휘력이 부족해서 그런가? " 이 동네에 있는데 큰 바위에 삼신동이라는 한문이 적힌  바위 모르십니까?" 이렇게 물었는데.ㅎㅎ

 

 

 버스정류장에 기다리다 그냥 쌍계사까지 걷기로 했다.

거의 한 시간 반 이상을 걸었다. 이상하게 산길을 다닐 때는 몇 시간을 다녀도 발이 안 아픈데.. 아스팔트 한 시간 반 정도 걸었다고

마누라는 발가락 물집이 생겼고. 나도 편치 않았다.

 

[ 쌍계사로 가는 중에 본 차밭]

 

 [쌍계 석문]

나는 쌍계사 몇 번을 지났지만 이곳은 처음이다.

그러니까 이제까지 그냥 목적지를 정해놓고 앞만 보고 걷는 그런 산행을 한 게 맞는 것 같다.

 

 

 

 [쌍계 석문]

고려시대 이인로부터 조선시대 남효온 김일손 유몽인 등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글씨를 이야기한다.

 

 

 

 

 

 전날 저녁에 마신 막걸리의 위력으로 퉁퉁 부은 얼굴에 인상까지 쓰고 있다.ㅋㅋ

 

고려시대 이인로의 파한집에  이 글귀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이인로(1152-1220)

 

두류산 아득하고 저녁 구름 낮게 깔려,

 

천만 봉우리와 골짜기 회계산(중국 절강성 소홍현에 있는 산 이름) 같네.

 

지팡이를 짚고서 청학동 찾아가니,

 

숲 속에서 부질없이 원숭이 울음소리뿐.

 

누대에선 삼신산이 아득히 멀리 있고,

 

이끼 낀  바위에는 [네 글자]가 희미하네.

 

묻노니, 신선이 사는 곳 그 어디멘가.

 

꽃잎 떠오는 개울에서 길을 잃고 헤매네.

 

 

 

쌍계사로 들어가려고 하다가 마누라가 작년에도 보았고 발이 아파서  안 가겠다고 한다.

쌍계사에 들어가서 진감선사 비 만 보면 되는데...

이날이 일요일이고 하동에 무슨 축제가 있어서 그런지 완전 북새통이다.

그리고 몇 번 가봤기 때문에 안 가기로 하고 구례 가는 버스 타고 왔다가 서울로 왔다.

 

 

이제까지 나의 산행은 목적지를 정해놓고 무조건 앞만 보고 가는 그런 산행이었다.

그런데 이번 산행은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지리산을 음미하면서 가보는 산행이었다.

이번 산행을 위해 유두류록을 십여 회 정독하고 그리고 이것저것 검색하며 준비하고 그리고 의신에서 신흥 범왕 까지는

다음 지도 스카이뷰로 수십 번 보면서 길과 마을을 익혔다.

덕분에 처음 가보는 곳이지만 별로 낯설지 않고 술술 잘 찾은 것 같다.

 

이번 산행을 위해서 준비한  몇 개월이 너무 즐거웠다.

 

다음은 남효온을 따라가 볼까 아니면 하익범을 따라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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