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마누라와 함께 남부능선 산행

김동면 2010. 8. 23. 13:07

7월 말에 지리산 빗점골 다녀온 후 한 번도 산행을 못했다.

근무와 폭염 그리고 비 때문에...

그러다 보니 지리산 약발이 떨어졌는지 콧물에 기침에 목 아프고.. 감기 증세도 생겼다.

 

이번에는 올해 몇번 가기로 했다가 캔슬된 남부 능선을 숙제 삼아 가기로 했다.

어차피 느린 아줌마 데리고 가니 아주 느긋한 마음으로 ~~

 

 

 백무동 출발

 

 

 

 

 

 

 

 

 

 

 

 거의 다섯시간 만에 도착한다.(지난번 보다 한 시간 더 늦다)

 

 세석에서 아침먹고 출발 

 

 오늘 가야할 남부 능선

 

 음양 샘

 

 

 11시 방향의 뾰쪽한 노고단과 12시 방향의 반야봉

 

 촛대봉

 

석문

벌레땜시 깜장 안경을 꼈다. 

 

 나무 둥지 안에 다른 나무가 뿌리박고 자란다.

 

 한벗 샘

이곳에서 이틀 먹을 물 10여 리터를 받아서 간다.

 

 한벗 샘 들어가는 입구

작년과 다르게 조릿대 나무가 무성해서 좀 있으면 길이 없어질 것 같았다.

 

 

 

 

 

 삼신봉

70리터 배낭에 두 끼분 주먹밥과 쌀 4컵, 텐트. 침낭. 삼겹살, 소주 640 두 개, 반찬 두통 등 과 물 15리터를 메고 가는데 진짜 힘들었다.

날씨는 무자게 덥고 ~~

 

 

 

 삼신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남부 능선과 영신봉과 촛대봉 

 

 내삼신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남부 능선

 

 

 

 작년보다 많이 업 되었네`ㅋ 작년 이맘때엔 여기서 한 시간 거리의 숲에서 비닐 천 막 치고 잤는데...

 

 송정 굴 앞에서 야영을 하기로 한다.

원래 목표 야영지는 상불재 또는 조금 못 와서 헬기장에서 하려고 했는데...

나도 마누라도 많이 지쳤다.

 

저녁에 한잔하고 난 바로 기절했다가 깨니 밤 12시다. 마누라는 안 자고 뒤척이고 있었다.

왜 안자?

짐승들 때문에 무서워서 잠이 안 와~

괜찮아 산돼지도 사람들이 먼저 해코지 안 하면 괜찮데...

 

아침에 보니 앞에 삼겹살 핏물 버린 땅을 파 헤쳐놓았다.

마누라 말로는 밤새 몇 번이나 짐승들이 왔다 갔다고 한단다. 텐트를 빙빙 돌고 푸르르~입 바람 부는 소리 등...

난 왜 그 소리 전혀 못 들은 지 모르겠다.ㅎㅎ

 

 

 

 

  쇠통 바위 가는 길

 

 쇠통바위

 

 

 

 묵계 저수지 

 

 

 

 상불재

이곳 조금 못 미쳐서 헬기장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더 빠른 지름길이 있지만, 원강재로 가지 말고 쌍계사 쪽으로 내려오면서 씻고 집으로 갈까 도 심각하게 생각했지만 그래도 당초 계획대로 가기로 했다.

 

 

 

조릿대 숲 입구

깜장 안경에 긴팔 옷을 입고 단단히 준비한다. 

 

 난 아무리 좋은 선글라스 껴도 맹인가수 이용복 아니면 전철에서 구걸하는 아저씨 모습이다~ㅋㅋ

그래서 절대 깜장안경 안 낀다. 그래도 이번에는 할 수 없이 꼈다. 조릿대에 눈 찔 리지 않고 벌레 들어가지 않게~~~

 

 

 사람이 서서 가면 나무에 쓸려서 얼굴이나 눈에 상처를 받을 수 있지만... 짐승들은 딱 맞는 길 같았다. 조릿대 굴 같았다.

 

 

 

 한 시간쯤 가다 보니 삼거리가 두 번 나온다.

첫 번째 삼거리는 지도와 대조해서 무리 없이 들어갔다.

두 번째 삼거리에서 알바를 했다.

먼저 오른쪽 길에 저런 색깔의 리본과 안쪽으로 10여 개의 리본이 있었고 왼쪽 길은 한 개의 리본만 있었다.(그리고 오면서 몇 번 본 독도법 무슨 학교.. 이런 리본도 있었다)

그리고 지도와 나침판으로도 오른쪽 길이 맞는 것 같아서 들어갔다.

오른쪽으로 10여분 가다 보니 나침판으로 보니 서쪽으로 가고 있었다. 이러면 지도와 다른데???

그래서 다시 돌아와서, 왼쪽 길로 들어갔다. 가면서 생각했다. 만일 이 길도 알바이면 이것으로 오늘 산행 끝내야겠단 편안한 생각으로 갔다.

한참 가다 보니 위에 이 리본이 있었다.

안심이 되었다.

 

작년에는 이곳에 수십 개의 리본이 있었는데...

오늘은 거의 없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카멜백 3리터의 물을 다 마셔버렸다. 여기서 물이 떨어졌다.

 

 

 

 맨뒤 (형) 성제봉과 활공장 그리고 임도

 

 반가운 임도

 

 거지꼴이 따로 없다.ㅋ

 

 여기서 청학이 골로 내려가는 게 맞았다.(물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냥 가기는 너무 아까운 생각에 활공장으로 올라가기로 했다(무식하면 용감하다)  

 

활공장까지 올라오니 마침 토요일이고 날씨가 좋아 행글라이더 라이더들이 많았다.

이곳저곳 다니면서 물 1리터를 구걸했다( 사실 나 혼자면 절대로 이 짓 안 한다. 혼자서 빨리 걸어서 물 먹는다...) 형재봉 아래 샘물까지는 최소 두 시간 이상 걸릴 것 같고 그리고 현재 내 목이 너무 탔다. 

 

 

 

 

 

섬진강 물이 가까이 있다. 마누라 걸음은 한 시간에 내리막 오르막 평균 1.2킬로이다. 딱 나보다 두배 늦다.

 

성재봉(형제봉) 

 

 

 

섬진강과 악양 

 

 

 

이 앞 평상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물 받으러 샘으로 가서 코펠 한 개를 다 마셨다.

타는 목마름이 어떤 건지 충분히 알겠다.

.

여기서 점심 먹고 옷도 갈아입고...

 

 

 

외둔까지 5.1킬로  좀 빠르게 걸으면 두 시간인데...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 신선대 구름다리이다.

그렇지만 마누라가 너무 힘들어서 못 가겠다 한다. 나 또한 사타구니가 다 헐어서( 지리산 태극종주를 해도 헐지 않았는데... 날씨가 덥기는 더웠다.) 그러다 보니 걷는 게 많이 불편했다.

목적지 섬진강 외둔까지 5.1킬로 남았지만 포기하기로 했다.

 

 

 

강선암 근처에서 대나무 밭에서 핀 꽃. 대나무 꽃이 이런 게 아니겠죠?

 

 

뒤에 보이는 산이 형제봉 

 강선암으로 내려왔다.

강선암 근처에서 악양까지 가는데 얼마 걸리는지  암자 근처의 농부 아저씨에게 물어봤더니 걸어서 45분 걸린다고 한다.

그때 옛날에 화엄사까지 태워줬던 구례구역 근처 택시 아저씨 번호가 생각나서 전화했다. 010-3497-7888

이 아저씨 무조건 온다고 했다.

정서리 근처에서 기다렸더니 구례구역까지 태워줬다.

택시비 3만 원 받는다고 한다.

난 솔직히 5만 원 받으면 조금 깎을 거라 생각했고 4만 원이면 아무 말 없이 고맙단 소리 하려고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싸게 해 줬다.

작년에 마누라와 쌍계사에서 화개 쪽 돈독 오른 택시기사한테 흥정해서 35,000원 주고 그것도 합승까지 하면서 불편하게 구례구역까지 온 것 비하면 너무 괜찮다.

 

 

지리산 다녀오니 약발을 받아서 바로 감기 기운이 싹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