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5/15 지리산 서북능선

김동면 2022. 5. 16. 11:03

보름 전에 지리산 서북능선 산행을 덜컥 신청하고 나름 준비를 합니다.

5일 간 금주와 도봉산 북한산을 좀 더 길게 산행도 하고 컨디션 관리를 했습니다.

출발 날 기상청 산악 날씨를 보니 노고단이 영상 4도 정도 예상을 합니다.

봄옷과 여름 반팔만 준비했다가 얇은 솜패딩과 겨울장갑 그리고 겨울용 폴라텍 셔츠도 입고 갑니다.

2018년  5/3일에 서북능선에 갔던 제 산행기를 보니 추워서 장갑 두 켤레 낀 내용도 있었거던요.

15일 03:30 성삼재 도착하니 역시 바람과 추위가 장난 아니네요.

솜패딩과 겨울 장갑은 햇볕이 나오는 정령치까지 입고 운행을 했을 정도였습니다.

 

작은고리봉
성삼재-만복대가 5.3킬로
만복대를 오르니 조망도 보이고 날도 샙니다. 노고단과 종석대와 시암재 그리고  걸어온 능선이 보입니다.
신새벽의 반야봉
지나간 능선과 주능선
여긴 철쭉이 아직 덜 피었습니다.
만복대에 도착합니다. 정상석에는 인증사진 찍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바람에 팻말로 대신합니다. 오래전 산행때는 이렇게 줄 서는 게 거의 없을 정도였는데 등산복회사의 사진인증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멀리 일출이 보일려고 합니다.
좀있다 지나갈 능선
반야봉
지나온 만복대
바래봉 9.4킬로
고리봉 오르다 돌아본 정령치와 만복대
정령치 성벽흔적,옛날 정장군이 여기를 지켰다고 하는 성벽 흔적이랍니다. 그러니까 삼국시대 이전의 작은  부족국가가 몰락하면서 지리산에 숨어들어서 달궁에다 궁을 짓고 여기 정령치엔 정장군이 지켰고 황령치는 황장군 성삼재는 각기 다른 성씨의 3명의 장군이 지켰다고 하는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달궁에 가면 궁궐자리라고 불리는 주춧돌이 있습니다.
멀리 뾰족한 산이 천왕봉이고 왼쪽으로 중봉 하봉...오른쪽으로 제석봉 아래의 옴폭한 곳이 장터목입니다.
이 그림을 보고 오늘 새벽에 성삼재 도착했을때 '잠안자고 추운데 왜 이곳에 왔을까' 하며 마음속으로 불평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헤어밴드도 꺼꾸로하고 살도 찌고 늙고..ㅎㅎ
세걸산에 도착합니다. 이 바위가 독사바위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에 독사가 자주 또아리 틀고 몸말리고 있어서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어떤 쓰레기 같은 놈이 여기뿐 아니라 오는내내 곳곳에 저 색의 페인트로 화살표 낙서를 했네요.(아마 태극종주 카페 같은데에서 활동하는 놈이 영웅심으로 여기로 가지 말라고 저렇게 한 것 같습니다.이기적이고 무식한 사람입니다.. 그 놈 잡아서 얼굴에 저렇게 컬러로 문신 파놨으면 좋겠네요.)

 

세동치 샘터, 가져온 물 1리터가 다 떨어져서 여기서 1.5리터를 받아갑니다.
전북학생회관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1.8킬로네요.
달궁마을입니다.
지리산 이 동네는 지명이 팔랑마을 부운마을 세동치 달궁... 오래전 삼국시대 때의 지명 같은 생각이 듭니다.
바래봉이 보입니다.
꽃이 거의 시들었네요.
바래봉 샘터, 여기서 500밀리 받아 갑니다.
바래봉, 인증사진 찍으려고 줄 서고 있는 사람들, 저는 저 봉우리로 바래봉 인증

덕두봉 사진을 찍었는데 잘못 찍혀서 올리지 못합니다.

인월 마을 쪽으로 거의 다 내려와서 여기서 실수를 합니다.왼쪽의 저 리본이 달려 있어니 당연히 저리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내려오니 공사하는 곳이었습니다. 내려오다가 이상해서 지피에스맵을 보니 리본 달려있는 쪽이 아니라 언덕을 넘고 직진을 했어야 하는데... 예전에 내려오다가 조그만 개울에서 땀도 대충 씻은 기억도 나기도 했는데 지금은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닙니다. 역시 4년만에 오니 실수를 하나 봅니다.
구인월경로당, 우여곡절 끝에 내려왔습니다.
맵을 뒤집어 봤습니다. 기록으론 4년 전 보다 한 시간 빨리 내려왔네요. 그때 보다 뱃살은 더 나오고 살도 많이 쪗는데..
심박수를 그래프를 보니 거의 쉬지를 않았네요.

 

새벽 03:30에 성삼재에 도착했을 때 "내가 왜 잠 안 자고 추운데 이 고생하러 왔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정령치 지나서  큰고리봉에 도착했을 때 후회한 게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로 멋있고 아름다웠습니다.

이번 산행에 자신감을 얻어서 다음 지리산행은 백무동-쌍계사까지로 신청했습니다.

이제 자주 다녀야겠습니다.

 

장비 및 식품

이혜정 영양밥 3개 ( 가볍고 반찬 필요 없이 한 개 먹으면 속이 편하고 약간이나마 든든해서 좋음)

수입산 씨없는 포도( 달아서 에너지 보충에 좋음) 양갱 1개

파워젤 1개 ( 하산할 때 기운 빠지니  다리 힘으로 걷는 게 아니고 중력의 힘으로 걷다 보니 넘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예방차원으로 먹음, 덕분인지 이번 산행에선 안 넘어짐)

물 1리터 ( 하산까지 물 3리터 먹었음)

 

스카르파 키네시스 등산화, 툴리스 로드러너 깔창( 작년부터 좀 무리한 산행이 끝나면 항상 아킬레스건이 아파서 며칠에서 보름 정도를 고생을 했는데 이 깔창으로 바꾸고 난 뒤는 그런 적이 없음)

10 년 이상 사용한 오스프리 스트라토스26 배낭

중국산 12.000원짜리 충전 헤드렌턴( 아주 밝아서 만족함)

블랙다이아몬드 Z-폴 스틱 (지난 지리산행 때 코스트코에서 산 듣보잡 스틱 가져갔다가 3단 중에 1단이 빠져서 스틱 1개로 산행을 해서 생고생했음. 스틱도 제대로 된 것을 사야겠다가 생각하고 샀음.)

2만 원짜리 머렐 솜패딩, 네파 폴라텍 티셔츠, 폴라텍 겨울장갑(정령치까지 꼈음), 면장갑, 퍼텍스 방수재킷, 반팔 셔츠...

모두 유용하게 사용했음.

 지리산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하는 만큼 나를 편하게 안전하게 해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