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직업이 전국으로 다녀야 먹고살 수 있던 직업이고 사람 상대하는 직업인 것 때문인지 몰라도
휴무날엔 사람들 틈에서 관광하는 여행은 극히 싫어하고
사람들 없는 산속을 이어폰 끼고 음악 들으면서 조용히 다니는 것은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주도도 안 가보고 몇 년 전에 괌으로 가는 가족여행에도
저만 참석하지 않았을 정도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개과천선(?)을 하는 자세로
나는 좋아하지 않지만 가족들이 좋아하면 불평 없이 따라가기로 하는 여행도 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딸들이 "제주도 가면 한라산 백록담은 가보는 게 국룰이지" 하면서 한라산 산행을 말합니다.
아마 나를 배려해서 한라산을 가자고 한 것 같습니다.
북한산 지리산은 수백 번을 다녔지만 한라산은 이번에 처음 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16일 06:40 쯤에 큰딸 사위가 성판악에 내려줘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성판악 출입구 앞에서 안내인이 핸드마이크로 신분증을 꺼내라고 좀 고압적으로 말하고 신분증 검사를 하네요.
주민등록증과 국립공원 예약 카톡의 QR카드도 플래시 비쳐서 육안으로 얼굴을 일일이 검사하고...
게이트 통과할 때 또다시 QR카드를 기계에 찍어서 통과를 하네요.
비행기를 타거나 군사기밀기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주민증 없어도 요즘 거의 스마트폰으로 검증이 되는데..
좀 이해가 안 되긴 하네요.( 의문이 풀려서 글을 추가합니다. 뉴스를 보니 성판악 예약이 힘들어서 대리 예약으로 인한
폐해가 가끔 생긴다고 해서 이렇게 하는 것 같네요.)
여기 오르기 조금 전에 너무 춥고 바람이 심해서 패딩도 입고 털장갑도 끼고
10시 15분쯤에 백록담에 도착을 합니다.
애들도 요즘 필라테스도 하고 등산도 하다 보니 주력도 늘어서 그런지 잘 오르네요.
별로 쉬지 않고 오다 보니 정상까지 3시간 40분 정도 걸린 것 같네요.
둘째가 기록한 렘블러에 보니 휴식 시간이 37분이라고 합니다.
쉬고 싶지만 비가 꽤 많이 내려서 쉴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산악기상예보엔 13시에 비가 내릴 확율이 60프로이고 1~2밀리 정도로 보여서
설마 비가 많이 오진 않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과 준비성 부족으로 인해서 비옷도 대충 가져가고
방전된 헤드렌턴을 가져가서 애를 먹었지만 다행히 날이 빨리 밝아져서...
제주도 오면서 애플워치 충전기도 깜빡 잊고 가져가지 않아서 애플워치 기록도 못했네요.
다행히 아이젠을 챙겨 간 것은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제일 고마운 것은 백록담 산행을 먼저 제안해 주고 함께 산행을 한 둘째 셋째와
피곤한데도 새벽에 일어나서 성판악까지 운전해서 내려주고
비에 흠뻑 젖어서 추워서 내려왔는데 차를 따뜻하게 데워서 춥지 않게 해 준 큰딸 내외에게도 고맙고..
내년에 따뜻할 때 다시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또는 제주도 올레길도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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