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에 없는 휴무가 며칠 나왔다.
중간에 연가 하나 사용하면 5일간의 휴일이다.(직장 생활하면서 이렇게 오래 쉰 것은 드물다)
그래서 좀 길게 지리산행을 하고 싶었다.
태극종주를 하고 싶지만 혼자 동부능선을 들어가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동서울에서 밤차 타고 인월에 새벽에 도착해서 서북능선 돌고 연하천 대피소쯤에서 하룻밤 자고 뒷날 치밭목으로 가서 하룻밤 더 자고 내려오는 계획과 아니면 장터목에서 쪼그려 자다가 새벽에 중봉 근처에서 지리 태극 하는 사람 있으면 같이 묻어서 갈까 생각도 했다.
그래서 동부 능선 지도와 나침판도 준비했다.
2일 저녁에 주먹밥도 싸고 배낭 준비 다 하고 집을 나서는데 슬그머니 겁이 난다.
내일 남원지역에 하루 종일 비가 온다고 하는데 비 오는 서북능선을 혼자 가는 게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구인월 마을에서 덕두봉 올라갈 때 그 음산한 곳도 생각나고...
그래서 계획을 수정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사람들 많이 다니는 주능선 산행 그중에 화대종주나 할까나~
3일 광명역에서 06:54 광주행 KTX 승차한 후 익산역에서 여수행 열차로 갈아타고 구례구역에서 택시로 화엄사로 들어갔다.
10:50 화엄사 도착 7Km의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처음에는 호젓한 숲길이라 좋았다.
작은 폭포도 보이고~
코가 땅에 닿는다는 코재를 지나서 노고단 가는 도로로 올라왔다.
들은풍월로 무넘기는 노고단에서 내려오는 물을 심원 쪽으로 가야 하는데 화엄사 쪽으로 보내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만든 물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무넹기. 물을 넘긴다는 뜻이란다.
김명수 님의 지리산이라는 책에 보면 무넹기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 놈들이 화엄사 쪽으로 물길을 옮기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팠다고 한다.
일본놈들이 조선의 명산에 쇠말뚝 박는 행위나 같은 행위라고 한다. 그래서 이 물길이 우리의 백두대간을 잘라버리는 행위라고 한다.
그래서 원상 복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거의 한 번도 안 쉬고 여기까지 왔다. 날씨는 10미터 앞도 안보이 인다.
노고단 대피소 점심식사로 주먹밥 먹고 물 받고
피아 삼거리
비에 젖은 화개재
지겹게 올라오는 토끼봉 또는 명선봉 정도인 것 같다.
연하천 대피소 (50여 명의 학생 단체가 있다고 한다, 그러면 내 자리 돌아오기 힘들겠다는 생각에 바로 벽소령으로 빠졌다)
구름 속의 형제봉
벽소령
딱 7시간 걸렸다. 여기도 학생단체가 많아서 어수선했다. 조리실은 완전 북새통. 그래서 밖에 벤치에서 이슬비 맞으며 주먹밥 먹었다.
대피소 예약을 안 했어니 대피소 사무실 앞에서 자리 나올 때까지 서성이고 있는데. 누가 나를 부른다.
구로에 오기전에 서울역에서 열차승무원 하면서 부산 왔다 갈 때 아는 우리 협력업체 직원 선배님이다. 지금은 정년퇴직하고 자그마한 가게를 한 달씩 번갈아 한다고 한다.
어제 혼자 천왕봉에서 비박하다 비 흠쁙맞고 장터목에서 지내다 오늘 이리로 왔다고 한다.
반갑다고 술 마시 자고 해서 밤늦도록 얻어마셨다.(난 조리도구도 술도 안 가지고 와서 일방적으로 얻어먹기만 했다)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하고...
다행히 날씨가 맑았다. 구름이 걷히고 있다.
출발
날이 개인 지리산.
내가 이런 멋진 풍광을 본 것만 해도 신에게 감사하다는 생각 들었다.
아침으로 주먹밥 먹고 물 받고~ 여기서 받은 3리터가량의 물이 치밭목까지 마실 수 있었다.
어제는 한 치 앞도 안보였지만...
중봉 천왕봉이 보인다.
칠 선 봉 같았다.(예전에는 아래에 봉우리 이름 다 적혀있었는데...)
세석고원과 대피소
촛대봉 사자바위
뒤로 천왕봉이 보인다
천왕이 점점 가까워지고
제석봉을 오르면서 찍은 장터목 대피소
천왕봉
천왕봉 정상에서 바라본 주능선
반야봉이 구름에 가려서 조금밖에 안 보인다. 노고단은 구름에 잠겼다
하봉과 중봉
산에서 찍은 사진은 거의 웃는 모습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 보면 웃을 일 별로 없지만 산은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게 맞다.
여기서 남은 빵으로 배를 채우고 대원사로 향해서~
무슨 식물인지 모르지만 생긴 게 특이해서~
중봉쯤에서 바라본 천왕봉
여기서 보는 모습이 더 운치 있는 것 같다.
지리산에서 두 번째 높은 중봉
멀리 동부 능선이 보인다.
다음에 동행자 있으면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이번에는 인월에서 덕산까지~
지리 태극길
써리봉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중봉
바위가 특이해서 찍었다
치밭목 대피소
멀리 동부 능선이 보인다.
치밭목에서 물 받고 음식 먹고 출발했다.
무제치기 폭포 가는 길.
100미터 내려가기 싫어서 안 갔다.
무제치기 다리
새재 가는 길
도마뱀
황금 능선
유평 삼거리
저 집채보다 더 큰 바위가 비에 쓸려왔다니....
방장산 대원사
《사기》에 의하면, BC 3세기의 전국시대 말, 발해 연안의 제왕 가운데 삼신산을 찾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진(秦) 나라 시황제(始皇帝)는 가장 신선설(神仙說)에 열을 올려 자주 삼신산을 탐험시켰다. 한 번은 방사(方士:仙術을 행하는 사람) 서불(徐市)이 소년과 소녀 수천 명을 이끌고 배에 올랐는데, 결국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사건은 특히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중국의 삼신산을 본떠 금강산을 봉래산, 지리산을 방장산, 한라산을 영주산으로 불러 이 산들을 한국의 삼신산으로 일컬었다고 한다
즉 봉래산(蓬萊山) ·방장산(方丈山) ·영주산(瀛洲山)의 세 산이다. 《사기(史記)》 《열자(列子)》에서 비롯된 이야기로, 《열자》에 의하면, 발해(渤海)의 동쪽 수억만 리 저쪽에 오 신산(五神山)이 있는데, 그 높이는 각각 3만 리, 금과 옥으로 지은 누각(樓閣)이 늘어서 있고, 주옥(珠玉)으로 된 나무가 우거져 있다. 그 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불로불사(不老不死)한다고 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은 모두 선인(仙人)들로서 하늘을 날아다니며 살아간다. 오 신산은 본래 큰 거북의 등에 업혀 있었는데, 뒤에 두 산은 흘러가 버리고 삼신산만 남았다고 한다.
대원사 매표소
어제 7시간 오늘 9시간 합 16시간 만에 화대종주를 마쳤다.
7킬로+25.9킬로+11킬로+대원사에서 여기까지 몇 킬로 50킬로 정도 한 것 같다.
첫날은 구름 속에서 산행이라 무조건 걷기만 했지만 뒷날은 지리산에 경치에 환상적이고 멋있었다.
대원사 버스 시간표(클릭하면 원본 사진 보임)
경호강
덕유산에서 발원한 경호강과 천왕봉에서 발원한 덕천강이 모여서 남강으로 모인다고 한다.
대원사에서 14:30 버스 타고 원지에 오는 15시 조금 넘었다. 인천 가는 버스는 16:50분 정도에 있다고 한다.
시간이 남아서 식사 겸 중국집에 가서 짬뽕에 화이트소주 한잔 걸치고 경호강으로 왔다.
강물에 발 담그고 앉아있어니~
넓은 강물에 나 혼자 발 담그고 있었다.
배낭 멘 노숙자가 발 씻는 모습 같았다~
화대종주에서 사용한 장비와 식품
항상 가지고 다니는 오스프리 40 휘어진 스틱, 나에게 최고 유용한 카멜물빽 과 포카리 플라스틱 병(밥 먹을 때 입 안 대고 물 마실수 있고 그리고 샘에서 물 받아서
카멜백에 담기가 좋다.
이번에 지리산에 처음 입고 간 회색 아이더 바지는 별로였다. 밝은 색이라 흙이나 오물이 묻어도 안 지워진다.
다리에 묻은 흙과 엉덩방아 찢어서 생긴 엉덩이에 검정 흙은 집에 올 때까지 안 지워진다. 그리고 땀과 비에 젖어서 많이 불편했다.
주먹밥 5개
건빵 두 봉지( 먹을게 많아서 안 먹었다)
마른 빵(봉지에 잘라서 넣은 마른 빵인데 먹기도 좋고 가볍고 부피도 작아서 다음에 몇 개 더 가져가야겠단 생각 든다)
식빵 한 덩이 (간편하게 간식 식사대용으로 좋았다)
사탕(별로 필요 없었다)
김치 (속 니글거릴 때 딱 좋았다. 식빵 먹으면서 김치 먹었다)
벽소령 대피소에서 선배님에게 얻은 구운 쥐포 찢어놓은 것은 다음 산행 때 가지고 가면 좋겠단 생각 들었다. 짭짤한 게 느끼하지 않아서 좋았다)
작은 코펠에 가스버너를 담아왔다. 가스는 비상시 대피소에서 구입하려고 했다. 여름 산행 때는 굳이 따뜻한 음식 먹을 필요 없을 것 같다
생라면 3개 배고플 때 수프 뿌려서 먹었다. 그럭저럭 속이 든든하다.
판초우의.방수자켓,여름티 2개 간절기 티2개
두루마리 휴지 반개
프린스톤 헤드렌턴
칫솔을 안 가져가서 구례에서 임시로 구입했다.
OR고어 모자 ( 비 올 때를 위해서 가져갔다가 운행 시는 더워서 안 쓰고 대피소에서 비 맞으면서 밥 먹을 때 잠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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