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장비 사용기

중등산화 사용기

김동면 2010. 10. 13. 09:40

   

몇 년 전에 얼떨결에 구입한 케이랜드 글로보 백패킹화

전문적인 중등산화에 처음 입문하다 보니 많이 애먹었다.

미끄럽고 무겁고 발목도  아프고 뒤꿈치도 아프고....

그래도 길들인다 생각하고 몇 달 신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딱 내발에 맞는 것 같았다.

덕유산 종주 끝난 후 발이 아프지 않고 생생한 것을 느끼고 역시 사람들이 미끄럽고 무겁고 비싼 중등산화 신는 이유를 알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편하다 보니 계속 이 신발만신었다.

이 신발로 검단 지맥 50km 지리 태극종주를 2회 하고 지리산 화대종주 왕복 종주 남북 종주, 십 대 기도처 등 장거리 산행과 북한산이나 동네 뒷산 같은 일반 산행 등 셀 수 없이 많이 다녔다..

 

 

 등산화에 왁스도 바르고 관리도 했어야 하는데....

험로 산행 후 손질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고 했더니, 2년 겨우 신은 신발 꼴이 말이 아니다.

 

 3월에 슈마스터에 견적 내어달라고 올린 사진(지금 봐도 좀 심하다. )

 

 

 

올 1월쯤 도저히 못 신을 정도로 창이 닳고 랜드라는 등산화 바닥을 싸고 있는 고무가 찢어졌었다.

그럴 때 국산 캠프라인 크로노스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크로노스가 단종되면서  업그레이드되어서

새로 출시한 캠프라인 하이랜더를 구입했다.

방수와 접지력은 아주 좋긴 하지만

뭐랄까 2프로 부족한 느낌이 왔다.

쌀밥 먹다 보리밥 못 먹는다고. 아마 애니 스톰이나 블랙스톰  만 신다가 이 신발을 신었다면

아주 극찬을 받았을 등산화지만 이미 외국 백패킹 등산화의 편한 맛에 길들여진 발이라서 그런 것 같았다.

 

릿지 에지 창이라서 창이 물렁해서 구부러진다. 그러다 보니 무거운 배낭 메고 장시간 걸으면 발바닥이 뜨겁다 못해

발바닥이 불난다.( 백패킹화 모를 때는 당연히 이렇게 발바닥에 불나는 게 정상인 줄 알았다.)

백패킹 등산화에 오랜 경험 없는 국산 등산화의 한계이긴 하다.

그래도 내가 사용한 국산 등산화 중에는 최고인 것은 맞다.

 

 

그래서 새 신발을 살까 고민을 하다 새로 신발을 사면  신발 길들이기 힘들 것 같아 바닥창 70.000원 랜더 20.000원 배송료 총 95.000을 들여, 교환을 했다.( 이때 고민했다. 잠발란 라싸 공동구매를 할까 신발창 교환을 할까 하는 고민, 그러나 잠발란 신발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포기하기로 했다)

 

창갈이 후 왁스 칠해서 봄 여름 내내 잘 신다가 이번 이슬비 내리는 가을에 지리산 무착대 산행에서 비닐 스패츠를 착용했지만

빗물에 계속 노출되니 신발안이 질척거리며 젖었단 느낌을 받았다.

14시간 산행 후 피아골 대피소에서 처음 신발을 벗어니 속이 약간 축축하였다.(완전히 젖지는 않았다)

빗물이 스며들었던지 아니면 신발 밖의 가죽이 젖다 보니 발의 땀이 배출이 안되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슈마스터에서 바닥창 교환과 랜더 교환도 하고 왁스칠도 하고 5~6개월 산행하고 난 케이랜드 글로보

 

 

문제는 겨울이 되면 이 신발로 어떻게 산행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산행 시 하루 종일 눈 속에 노출되면 발이 많이 시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재작년 겨울 지리산 서북능선 심설산행 때도 이 신발 신고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시렸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겨울 되기 전에 새로 구해서 길들여놓아야겠단 생각을 하고 물색을 했다.

 

1. 겉표면이 가죽, 그러니까 누벅으로 되어있지 않는 신발 (우중산행 또는 심설산 행시 가죽으로 된 등산화는 아무리 방수액을 바

르고 뿌려도 물이 겉표면에 잘 스며들며  한번 스며들면 서울 도착해도 마르지 않고 또한 신발이 젖다 보니 무겁다.)

 

2. 좋은 평이 많은 신발.

 

3.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 아닌 것으로...

 

그래서 생각한 게 바로 이 신발 아솔로 타이탄이다.

이곳저곳 찾았지만 이미 단종이 된 것 같았다.

미국 등산장비 할인 사이트에서 찾은 이 신발은 200불이다.( 한국까지 가져오면 관세와 배달료 등 최하 30만 원 더 들 것 같았다)

이 신발 몇 년 전에 카페 공구로 20만 원 정도 하던 신발인데...

 

그러다 중고장터에서 텍도 아직 떼지 않고 사이즈도 내가 찾는 것과 똑같은 것을 어떤 분이 내놓은 것을 보고 구입을 했다.

 

첫날 15킬로 정도 산행을 했는데....

오른쪽 뒤꿈치가 아프긴 하다.

   

 

 

 

 

 

 

이 신발 처음 15킬로 산행 후 뒤꿈치 아팠고 관악산 14킬로 산행 후 오른쪽 발 뒤꿈치 물집 생기다 못해 까졌다.

그래서 방법을 달리해서 신어봤다.

중간쯤에 헝겊으로 된 고리 쪽을 느슨하게 조이고 산행을 했더니 조금 괜찮았다.

며칠 전 사패 도봉산행 후 멀쩡한 것 보니 점점 길이 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년 사용하고 덧 붙임. 2012/09월

 

아솔로 타이탄 2년 정도 사용하면서 장점과 단점을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장점입니다.

 

따뜻합니다. 작년 겨울 영하 20도 넘었을 때 지리산 폭설에 10시간 이상 노출되었는데

발 시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닥이 단단해서 안정감이 있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보통의 누벅 등산화( 세무 가죽 같이 보이는)처럼 젖지 않았습니다.

작년 겨울 지리산 눈 속에서 경험으론 그런 증상이 없었습니다.

신발이 하드? 그러니까 딱딱하다 보니 안정감은 있습니다.

 

 

이제 단점을 말해보겠습니다.

 

무엇보다 신발 볼이 좁습니다.

속이 좁은 것보다 바닥 그러니까 창이 좁습니다.

그러다 보니 운행할 때 안정감이 떨어져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또한 체인으로 된 아이젠을 착용했을 때 신발 코 그러니까 신발 앞이 뾰족하다 보니 체인젠이 자주 끊어집니다.(새 체인젠도 그랬고 예전에 사용하던 체인젠도 똑 같이 끊어졌습니다. 이 신발은 4발짜리 아이젠을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앞에 뾰족한 것은 심설 산행 때 길 만들 때 킥을 해서 디딤대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만든 것 같기도 합니다.

겨울 심설 산행 때는 유용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위에 수리했던 케이랜드 글로버도 수명을 다 했습니다.

이번에 세 번째 지리산 태극종주로 비 맞고 젖은 상태로 며칠간 사용했더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신발  아마 수천 킬로는 신었던 것 같습니다.( 동네 뒷산 한 바퀴 돌고 오는데 8킬로인데 100번만 해도 800킬로이니.. 제가 동네 뒷산을 수백 번 더 갔을 건데..)

 

그래서 올해 6월 지리산 태극종주 끝난 후에 오케이 목장에서 한바그 알래스카를 35만 원 정도 주고 구입했습니다.

이 신발은 올해 시월에 가는 네팔 랑탕 트레킹 때문에 샀는데....

 

몇 달 사용해보고 후회가 됩니다.

신발이 좀 물러서 부드럽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의 백패킹화 신발처럼 창이 구부러지지 않아야 하는데..

창이 휘어지면서 왼쪽 엄지발가락 있는 곳이 아픕니다.

 

그리고 100킬로 도 걷지 않았는데 코 있는 부분의 바닥창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A/S 보내서 수리하고 왔는데..

오늘 신고 삼섬상 10킬로 정도 걷다 왔습니다.

역시 발이 불편합니다.

마인들 히말라야나 케이랜드 글로버를 구입했어야 하는 후회감이 생깁니다.

 

 

 

 

 

 

 

 

 

'등산장비 사용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등산장갑  (0) 2020.02.02
재구입한 스카르파 라닥  (0) 2018.08.31
배낭 이야기 2  (0) 2014.11.30
중등산화 사용기2  (0) 2014.10.31
나의 배낭이야기  (0) 2009.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