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기록한 내용입니다.
캠프라인 신발이 최고로 알던 제가 우연히 구입하게 된 케이랜드 글로보라는 이태리제 등산화가 저의 첫 중등산화였습니다.
왁스 한 번도 바르지 않고 몇 년 험하게 신다가 창갈이한 후 구두약 바른 케이랜드 글로보
이 신발 처음 접했을 때 무겁고 접지력이 안 좋아서 미끄럽고 뒤꿈치도 까지고....
비싸기까지 한 중등산화를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좋아할까 하는 불평을 하기도 했습니다.
탈도 많았지만 그래도 신발에 발을 맞춘다는 자세로 꾸준히 몇 달을 신었습니다.
덕유산 종주를 하고 난 다음 발바닥이 멀쩡한 것 보고 중등산화에 무한한 신뢰가 생겼습니다.
(그전의 주력 신발이었던 애니스톰 같은 국산 등산화 신고 오산종주나 지리산 종주했을 때는 발바닥 뜨겁고 아팠지만 긴 산행을 하니 당연한 것인 줄 알았거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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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발로 인해서 제가 중등산화에 확 빠지게 됩니다.
이름도 전혀 모르는 이태리 유럽 등산화 이름을 줄줄 꿰고 있게 되었거던요.
케이랜드 글로보, 이 신발로 지리산 왕복 종주, 북남 종주, 지리산 10 臺 기도처 찾기,
지리산 태극종주 등.. 몇 년간 왁스칠 한번 안 하고 험하게 신었습니다.
산행 후 한 번도 왁스칠 안 하다 보니 누벅 가죽이 갈라지고 파이고, 바닥도 닳고....
창갈이도 한번 했지만, 세 번째 지리 태극종주 중에
비에 젖은 채로 며칠간 신고 다니고 방치했더니 신발도 갈라지고 누벅도 파지고... 도저히 사용 못할 정도가 되어서 폐기처분합니다.
(왼쪽이 하이랜더 오른쪽이 로바 티베트 프로)
국산 중등산화 캠프라인 하이랜더를 구입해봅니다.
주위 사람들이 이 신발 좋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구입했지만.
국산 등산화 중에서는 좋았지만 외제 등산화에 맛 들여진 저한테는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왼쪽이 타이탄 오른쪽이 한바그 알래스카)
다음에 구입한 신발이 아솔로 타이탄입니다.
누벅 가죽이 아닌 신발을 찾다가 찾은 것이 타이탄입니다.
이 신발은 발볼이 아주 좁았습니다. 발볼뿐 아니라 바닥 창 까지
거의 스케이트 칼날 정도로 요. ㅎㅎ
그리고 겨울에는 좋았지만 여름에 신기는 아주 더웠고, 신발이 좀 무시무시하게 생겨서 부담되기도 합니다.
이 신발 신고 가면 신기하게 생겨서 그런지 사람들이 자주 물어보기도 합니다.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서 검색대 통과 때 이 신발 때문에
범죄자 취급받고 신발 벗고 검색대에 다시 지나기도 했습니다.
(한바그 알래스카)
그 당시 히말라야 랑탕 7박 8일짜리 산행이 있어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해보니까 랑탕 트레킹은 일반 경등산화로도 충분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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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에서 파는 한바그 알래스카만 다른지 모르겠지만 위 사진의 숯색 알라스카 신발은
나하고 궁합이 아주 맞지 않았습니다.
신발창이 무르고, 그러니까 다른 중등산화와 다르게 신발창을 구부리면 쉽게 휘어집니다.
( 케이랜드 글로보나 아솔로 타이탄 스카르파 라닥 지금 구입한 로바 티베트 프로 같은 신발은 바닥창 아주 단단해서 쉽게 구부리 지지 않음)
가죽 그러니까 누벅이 얇다고 해야 하나 부드럽다고 해야하나
거의 캠프라인 하이랜더나 애니스톰 신는 기분이었습니다.(캠프라인 제품은 접지력이라도 좋지)
신발창이 쉽게 구부러지니 왼쪽 엄지발가락을 압박해서 아주 불편하더군요.
( 나 같이 엄지발가락 아프다는 사람들이 오케이 게시판에 자주 올라오더군요.)
두 달을 적응시켜 보았지만 적응이 안 되어서...
덕분에 히말라야 7박 8일 트레킹은 예전에 신던 아솔로 타이탄 신고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멀쩡한 신발을 버릴 수 없어서 장거리 산행이나 종주 같은 데서 신지 않고 5시간 이내의 짧은 당일 산행에서만 신고 있습니다.
위의 몇 켤레의 신발로도 앞으로 산행하는데 충분하고 남았지만...
(스카르파 라닥)
2 년 전인가 제비오 스포츠 창사 이벤트로 스카르파 라닥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40 넘게 하는 등산화가
25에 나와서 덥석 질렀습니다.( 사실 그 전에는 스카르파라는 브랜드는 생소한 브랜드 이기도 했습니다.)
이 신발, 현재까지 저에겐 최고의 신발입니다. 별로 미끄럽지 않고 바닥 창도 단단하기도 하고 발목 꽉 잡아주고 군더더기 없고 발볼도 적당하고...
처음 신었는데도 길 들이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았고.
지금은 종주산행이나 비박산행 같이 중요한 산행 때만 꺼내 신는 아끼는 신발입니다.
마누라가 신는 트레제타와 케이랜드
마누라도 고질적인 새끼발가락 물집으로 인해서 애니스톰에서 케이랜더 등산화로 갈아탑니다.
오랫동안 거의 케이랜더 신고 저와 같이 지리산이나 뒷산을 수없이 다녔던 신발입니다.
스타런에서 론칭했다가 싸게 풀려서 구입한 트레제타 등산화는 좀 무겁긴 하지만 꽤 괜찮긴 하다네요.
이건 확실한지 모르지만...
이탈리아에 트레제타 잠발란 케이랜드 스카르파 아솔로 등..
이태리 알프스 아래에 있는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수제 등산화만 만드는 구역이 있다고 하네요.
또 어쩌다 로바 티베트를 업어옵니다.
제가 너무 욕심이 너무 많은 거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취미활동으로 외제 오토바이 몇 대 가진 사람도 있고
직장 후배는 1.500만 원짜리 자전거도 있어니...
이 정도는 낭비가 아니다고 혼자 자기 위안해봅니다.
제가 신는 신발 사이즈와 같은 42.5이고(금강구두 얇은 양말 신고 260밀리 신으면 맞음 캠프라인 등산화는 270 신으면 여유롭게 맞긴 하지만
하산 시 가끔 신발 코와 발톱이 부딪침)
싸게 구입할 기회가 되어서 잘 읽어보지도 않고 입금을 했습니다.
그런데 입금 후 자세히 보니 발볼이 스몰 narrow입니다.
미듐보다 더 좁은 거랍니다. ㅜㅜ
티베트에 있는 훅? 가 재미있네요. 그림대로 끈을 한 바퀴 돌려주면 맨 위에서 매듭이 풀려도 잡아주니 좋네요.
로바 티베트 프로
5일 아침에 퇴근하면서 북한산행 10킬로 산행 중에 칼바위에서 하산길 4킬로 정도는 2리터 물 11병과 산행중에 마실 물 1리터 해서 25킬로 정도
메고 내려왔습니다. 발목 든든하게 잡아주고 좁다는 생각이 거의 안 들고 꽤 좋습니다.
제가 이 신발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다음 종주 산행길에 데리고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