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 상상도 못 한 미친 계엄이 일어났고 그러다 보니 나라가 뒤숭숭해지고
저의 마음도 뒤숭숭해져서 버스 타고 안내 산행을 가는 게
이 시국에 놀러 다니는 것 같은 죄책감 비슷한 것이 들어서 계엄 전에 미리 예약해 놓은 거 몇 개 하다가 중단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지리산을 비롯해서 지방 유명산을 거의 가지를 않았습니다.
6개월을 지겹게 이어온 것도 이제 그 막바지가 된 것 같아서 다시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안내산행을 하지 않은 6개월 간 집 근처의 둘레길 외에 긴 산행을 거의 하지 않았고
요즘 몇 번은 두세 시간 내외의 산행을 해서
좀 가볍게( 지리태극종주 할 때 몇 번 지나갔음 그때는 가볍게 느꼈음) 보이는 밤머리재-어천 구간 산행을
신청해서 가기로 합니다.
제가 현재 한 달째 다이어트 중이라 음식 섭취가 많지 않아서 에너지 부족이고
그리고 산행을 6개월 이상 거의 하지 않다 보니 허벅지 근육이 많이 소실된 것인지
너무 힘드네요.
다리가 후들거리고 열 발자국 스무 발자국만 올라가면 힘들어서 쉬고...
쉽고 가벼운 산행으로 생각했던 이곳이 너무 힘드네요.
모두 다 앞서 갔고 저 혼자 꼴찌로 가고 있습니다.
저의 20년 산행 중에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10여 년 전 마지막 태극종주 때 여기 데크에서 일박을 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몸이 무거워서 올라갈 땐 힘들어 하지만 하산할 때는 중력의 힘으로 쉬지도 않고 잘 다닙니다
오늘은 다리 근육이 없어져서 그런지 오늘은 몇 번을 앉아서 쉬었습니다.
6개월 긴 산행 못한 결과가 아주 잘 나타나고 있네요.
내려오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거립니다.
힘들긴 힘들었나 봅니다.
평균 심박수 145 인 것도 아마 기록을 재어본 이후로 처음입니다. 보통 쉬운 산행은 110~125 정도이고
좀 힘들다 생각한 산행은 135 정도 나오는데 이번은 많이 힘든 게 평균심박수로 나타나네요.
심박수 158 이 20퍼센트 나온 것도 처음입니다.
보통 158 이상은 2~3퍼센트 정도였는데...
아마 체력 저하로 인해서 나온 증상인 것 같네요.
오늘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가 이 코스를 가볍게 생각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태극종주 세 번을 할 때 밤머리재-웅석봉을 지나갔던 기억으론
밤머리재에서 능선 오를 때 좀 힘든 것 외엔 평탄한 길이었던 기억 밖에 없어서
현재의 비루해진 체력인 제 자신을 망각하고 너무 방심했네요.
그래도 5 시간 산행시간을 주었는데 녹초가 된 상태로 4시간 20분 만에 끝내긴 했습니다.
이번 산행에서 제 자신의 산행 능력에 대해서 깨닫고
이번 달 5일에 출발하는 성삼재-고리봉-주천마을 하산하는 코스를 취소했습니다.
다음에 몸 좀 추스르고 다리 힘 길러서 다시 도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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