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길

음정-벽소령-천왕봉-중산리

김동면 2021. 10. 29. 10:00

지난번에 성삼재-벽소령-음정으로 하산 후에 이번엔 음정-벽소령-천왕봉-중산리로 갑니다.

03:30 도착해서 지름길 없이 구불구불 도로와 임도를 따라서 벽소령까지 7킬로 정도를 올라갑니다.

임도에서 접이식 스틱의 3토막 중에 맨 앞 한토막이 빠져버립니다. 황당하네요. 산행을 끝냈던가, 아니면 

북한산 갈 때쯤에 고장도 아니고 지리산 산행 시작부터ㅠㅠ (가벼운 산행을 위해서  코스트코에서 파는 케스케이드 스틱을 가져갔더니 이런 꼴이 나네요. 집에 와서 보니 부속이 없어져서 쓰레기통으로 가야 합니다.)

 

고도를 높일수록 추워집니다. 벽소령 가까이 오니 손까지 시리서 털장갑과 얇은 패딩 재킷을 입습니다.

아마 벽소령 지나서 선비샘 근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선비샘이 많이 변한것 같아요. 물도 조금씩 나오고... 여기서 물 1.5리터를 받았습니다. 아래 바위 받침대가 생긴건지 아니면 물나오는 입구가 아래로 내려왔는지 전에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았는것 같은데...
우와~ 그림에서만 봤던것을 이렇게 직접봅니다.눈이 호강을 합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제 입에서 '이런 멋진것을 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는 소리가 절로 납니다.
천왕봉이 보입니다.
이 좋은 것이 있는 지리산을 멀리하고 지낸 제가 안타깝습니다. 역시 지리산 주능선입니다.
그러고 보니 주능선으로 해서 천왕봉을 간 것은 거의 7년이 지났네요.
칠선봉
오래전 탐구산행 할때 영신암의 가섭바위 일거라고 추정했던 바위입니다.
제가 영신암을 모를때 부터 이곳을 지날때 마다 여기 아래에 신선이 살것 같다고 말했던 곳입니다. 진짜 여기 아래에 영신암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신봉이 지리산에서 '기'가 가장 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뒤돌아 보니 여인의 둔부를 닮았다는 반야봉
앞을 보니 장쾌한 천왕봉
낙남정맥의 시작이며 남부능선의 시작입니다. 여기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었네요. 차가운 편의점표 유부초밥으로 아침을 떼웁니다.
산그리메

 

잠 한숨 못자고 산에 올랐던 모든 것을 보상해주며 치유가 되는 그림입니다. 아마 제가 10 년 이상 지리산에 미쳐서 산 이유가 바로 이런 그림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세석대피소가 리모델링 하고 있네요. 들러지 않고 지나가는 데 아주머니 한 분이 저기 가서 인증사진을 찍어라고 해서 고맙다고 말만하고 그냥 지났습니다.백두대간 인증 장소가 세석인가봐요.이런 인증이 등산을 더 많이 하는 순기능은 있기는 하지만, 저는 누구에게 허락맞고 인증받고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해서..
촛대봉입니다. 저는 "이게 왜 촛대봉이지 개머리 같이 생겼는데" 하면서 의구심을 가졌거던요. 오늘 보니 사각촛대 같이 보입니다.
천왕봉이 가까워 집니다.
이런 멋진 장면을 어디가서 볼 수 있겠습니까?
너무 좋습니다.
늦가을의 연하선경입니다.
저 끝의 붉그스래한 게 뭘까 생각했습니다.
반야봉
천왕봉
남해바다입니다. 저는 섬진강 쯤 생각했는데 섬진강 치고는 너무 멀었거던요.

오래전 보았던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이라는 책을 보면 선조들이 지리산을 여행하면서 천왕봉에서 남해 바다가 보인다는 글을 보고 저는 그 당시는 매연이 없어서 잘 보였겠다 정도로 생각했거던요.

저는 천왕봉 가까운 데서 바다를 본 기억은 전혀 없거던요. 

오래전 명선봉에서 일출 보면서 하동 광양 앞바다를 본 적과 왕시루봉에서 섬진강과 함께 바다를 본 기억은 있지만

그곳은 바다와 조금 더 가까운 데라서...

 

오늘 지도를 보니 큰 섬은 남해도 아니면 여수반도 같아 보입니다.
장터목에 도착을 합니다. 지붕이 태양광발전소네요.ㅋ
천왕봉이 눈앞에 왔습니다.
통천문
바위에 새겨진 이 각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께요.선인들의 지리산유람록에서 읽어 본 기억을 더듬어서 옮겨 보겠습니다.

지리산 유람록 3권 정도에서 박래오라는 지리산 유람을 했던 선비의 유람기 글에 의하면

1800년대 윤광안이라는 경상 관찰사(도지사)가 지리산행을 한다고 해서 지리산 인근의 함양, 산청, 하동의

백성들을 강제 동원해서 1년 전부터

칠불사에서 천왕봉까지 나무를 자르고 길을 만드는 일에 강제 동원이 되어서  관찰사 일행이 지나기 위한 길을 만드는 수탈을 합니다.

경상도 쪽 지리산  근처의 목사(시장) 군수가 같이 동행하는 산행을 하고 자기들 이름을 새겨놓은 사진입니다. 두 번째는 기억이 나지 않고 세 번째가 진주목사 남주현입니다.( 저기에 새긴 사람들은 함양 산청 하동 진주 등의 군수 목사 들일 겁니다.)

진주목사 남주현 이 사람도 지리산 유람록 마지막 편에 자기가 다녀온 산행기가 있습니다. 대충 내용이  

남해 바다에서 배를 타고 섬진강을 지나 화개에 내려서 말 타고 가마 타고 칠불사로 와서 칠불사에서부터 지리산 산행을 하는 내용입니다.

수많은 백성들이 따라다니며 가마를 메고 접대를 했겠죠. 그 내용 중에 영신암에서 관찰사가 쉬는데 추울까 봐 암자를 데우기 위해 암자를 빙 둘러서 불을 피웠던 내용도 있습니다.

그 당시 권력자들은 산행을 할 때 악공(악기 연주자)과 기생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절 같은 곳에서

술판과 기생파티를 벌이고 했던 기록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당시의 관찰사(도지사)의 끗발이 왕에 버금갑니다.

이 일행의 유람을 위해서 고생한 백성들의 고통이 느껴집니다.

일월대인데요. 이 글에 대한 기록도 17세기에도 있었다고 합니다.
거의 7년만에 이곳을 왔습니다.
중봉
중산리로 하산을 합니다.
천왕샘(물이 거의 없습니다)
갈 之자로 뻗은 황금능선입니다. 오늘 보니 황금능선이라고 불렀던 이유를 알겠습니다.
여기 로터리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쉽니다.
로터리대피소에서 애플워치 배터리가 없어서 정지시킵니다.
중산리계곡

 

지난 십 년 이상을 지리산에 빠져서 산 이유를 이번 산행에서 알았습니다.

제가 마음의 병이 있었는데 지리산에 가면 가슴이 편안해지고 푸근한 느낌 때문과 다녀오면 속이 시원해지고

치유가 되는 것 같아서 지리산을 미치도록 다녔습니다.

무엇 때문에 지리산이 좋은지 이유를 몰랐는데 아마 저런 아름다운 장면을 심심치 않게 봤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야생화와 숲 향기 밝은 달과 노을, 바람, 산그리메, 샘물, 새소리, 하얀 눈 그리고 운해 등등...

 

후기 쓰고 있는 오늘도 어제의 지리산의 장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밤 산행을 못하는데요.

지난 성삼재-벽소령 때처럼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혼자서 산길을 가는 시간이 많았거던요.

렌턴이 밝아서 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영혼이 둔해져서 그런 건지(이런 것은 좋음)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장비

배낭은 스트라토스26 (쿨리 25는 아직 검증이 안되어서)

 중국제 충전식 V6칩 렌턴( 조금 무겁기는 하지만 아주 밝습니다. 최고 말고 낮음으로 해도 밝네요)

신발은 스카르파 키네시스 툴리스 로드러너 깔창

올해부터 생긴 증상인데요. 제가 좀 무리한 등산을 하면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며칠간 산행을 못합니다.

신발을 키네시스로 바꿔서 그런 게 아닌 것 같고요. 이 신발 사기 전 스카르파 라닥으로 도봉산 둘레길 33킬로 산행 후 거의 보름간 통증 때문에 산행을 멈춘 적이 있거던요.

혹시 깔창이 도움이 될까 생각하게 되어서 네이버 쇼핑에서 많이 팔린 제품 중에 한 가지를 구입했는데요.

이 깔창 끼고 산행을 하면 발바닥 중앙에 옴폭 파진 부분이(아치) 많이 불편해서 한 시간 만에 빼고 산행을 하고 사용을 안 했습니다.

 

그러다 오래전 등산 초보이며 캠프라인 신고 산행할 때 구입했던 툴리스 로드러너를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캠프라인 신고 종주 산행을 하면 발바닥이 아파서 구입했던 제품인데요. 이 제품의 표면의 파란 천이 완전히 없어질 때 

까지 신발에 넣고 다녔던 제품인데 유럽 백패킹 중등산화 신고부터 사용을 안 해서 없어진 제품입니다.

가격도 15년 전엔 거의 3만 원에 육박했던 제품인데 지금은 오히려 18.000원 정도로 내렸네요.

천왕봉 산행 전에 몇 번 검증 산행을 해서 별로 불편하지 않아서 이번 산행에 넣고 갔습니다.

이번 산행 다녀왔는데요. 이틀 지난 오늘 아킬레스건이 약간 불편하긴 해도 전에 처럼 아프지는 않네요.

이 정도면 로드러너 덕을 충분히 본 것 같습니다.

 

버프 2개( 목이 차면 기침이 심하게 나는데 버프 사용하니 덜합니다.)

면장갑, 털장갑

손수건 1

선캡 모자

울 양말

편의점표 삼각김밥 1, 유부초밥 1, 김밥 1

행동식, 에너지바 2, 양갱 2

6개월 전에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캐스캐이드 스틱 1쌍( 맨 아래 토막이 빠져서 산행 내내 정말 불편했습니다. 스틱은 메이저 제품을 사야 할 것 같아요.)

싸구려 솜패딩 그리고 비닐 우의( 전 고어재킷도 있고 네오쉘 자켓도 있습니다만 더 가볍게 하는 산행을 위해서...

비 오면 우의 꺼내 입고 혹시 추우면 솜패딩 입으려고 가져갑니다)

 벽소령 가까우니 많이 추워서 솜패딩 재킷 입고 촛대봉 지나서 까지 산행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