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성삼재-벽소령-음정으로 하산 후에 이번엔 음정-벽소령-천왕봉-중산리로 갑니다.
03:30 도착해서 지름길 없이 구불구불 도로와 임도를 따라서 벽소령까지 7킬로 정도를 올라갑니다.
임도에서 접이식 스틱의 3토막 중에 맨 앞 한토막이 빠져버립니다. 황당하네요. 산행을 끝냈던가, 아니면
북한산 갈 때쯤에 고장도 아니고 지리산 산행 시작부터ㅠㅠ (가벼운 산행을 위해서 코스트코에서 파는 케스케이드 스틱을 가져갔더니 이런 꼴이 나네요. 집에 와서 보니 부속이 없어져서 쓰레기통으로 가야 합니다.)
고도를 높일수록 추워집니다. 벽소령 가까이 오니 손까지 시리서 털장갑과 얇은 패딩 재킷을 입습니다.
오래전 보았던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이라는 책을 보면 선조들이 지리산을 여행하면서 천왕봉에서 남해 바다가 보인다는 글을 보고 저는 그 당시는 매연이 없어서 잘 보였겠다 정도로 생각했거던요.
저는 천왕봉 가까운 데서 바다를 본 기억은 전혀 없거던요.
오래전 명선봉에서 일출 보면서 하동 광양 앞바다를 본 적과 왕시루봉에서 섬진강과 함께 바다를 본 기억은 있지만
그곳은 바다와 조금 더 가까운 데라서...
지리산 유람록 3권 정도에서 박래오라는 지리산 유람을 했던 선비의 유람기 글에 의하면
1800년대 윤광안이라는 경상 관찰사(도지사)가 지리산행을 한다고 해서 지리산 인근의 함양, 산청, 하동의
백성들을 강제 동원해서 1년 전부터
칠불사에서 천왕봉까지 나무를 자르고 길을 만드는 일에 강제 동원이 되어서 관찰사 일행이 지나기 위한 길을 만드는 수탈을 합니다.
경상도 쪽 지리산 근처의 목사(시장) 군수가 같이 동행하는 산행을 하고 자기들 이름을 새겨놓은 사진입니다. 두 번째는 기억이 나지 않고 세 번째가 진주목사 남주현입니다.( 저기에 새긴 사람들은 함양 산청 하동 진주 등의 군수 목사 들일 겁니다.)
진주목사 남주현 이 사람도 지리산 유람록 마지막 편에 자기가 다녀온 산행기가 있습니다. 대충 내용이
남해 바다에서 배를 타고 섬진강을 지나 화개에 내려서 말 타고 가마 타고 칠불사로 와서 칠불사에서부터 지리산 산행을 하는 내용입니다.
수많은 백성들이 따라다니며 가마를 메고 접대를 했겠죠. 그 내용 중에 영신암에서 관찰사가 쉬는데 추울까 봐 암자를 데우기 위해 암자를 빙 둘러서 불을 피웠던 내용도 있습니다.
그 당시 권력자들은 산행을 할 때 악공(악기 연주자)과 기생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절 같은 곳에서
술판과 기생파티를 벌이고 했던 기록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당시의 관찰사(도지사)의 끗발이 왕에 버금갑니다.
이 일행의 유람을 위해서 고생한 백성들의 고통이 느껴집니다.
지난 십 년 이상을 지리산에 빠져서 산 이유를 이번 산행에서 알았습니다.
제가 마음의 병이 있었는데 지리산에 가면 가슴이 편안해지고 푸근한 느낌 때문과 다녀오면 속이 시원해지고
치유가 되는 것 같아서 지리산을 미치도록 다녔습니다.
무엇 때문에 지리산이 좋은지 이유를 몰랐는데 아마 저런 아름다운 장면을 심심치 않게 봤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야생화와 숲 향기 밝은 달과 노을, 바람, 산그리메, 샘물, 새소리, 하얀 눈 그리고 운해 등등...
후기 쓰고 있는 오늘도 어제의 지리산의 장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밤 산행을 못하는데요.
지난 성삼재-벽소령 때처럼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혼자서 산길을 가는 시간이 많았거던요.
렌턴이 밝아서 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영혼이 둔해져서 그런 건지(이런 것은 좋음)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장비
배낭은 스트라토스26 (쿨리 25는 아직 검증이 안되어서)
중국제 충전식 V6칩 렌턴( 조금 무겁기는 하지만 아주 밝습니다. 최고 말고 낮음으로 해도 밝네요)
신발은 스카르파 키네시스 툴리스 로드러너 깔창
올해부터 생긴 증상인데요. 제가 좀 무리한 등산을 하면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며칠간 산행을 못합니다.
신발을 키네시스로 바꿔서 그런 게 아닌 것 같고요. 이 신발 사기 전 스카르파 라닥으로 도봉산 둘레길 33킬로 산행 후 거의 보름간 통증 때문에 산행을 멈춘 적이 있거던요.
혹시 깔창이 도움이 될까 생각하게 되어서 네이버 쇼핑에서 많이 팔린 제품 중에 한 가지를 구입했는데요.
이 깔창 끼고 산행을 하면 발바닥 중앙에 옴폭 파진 부분이(아치) 많이 불편해서 한 시간 만에 빼고 산행을 하고 사용을 안 했습니다.
그러다 오래전 등산 초보이며 캠프라인 신고 산행할 때 구입했던 툴리스 로드러너를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캠프라인 신고 종주 산행을 하면 발바닥이 아파서 구입했던 제품인데요. 이 제품의 표면의 파란 천이 완전히 없어질 때
까지 신발에 넣고 다녔던 제품인데 유럽 백패킹 중등산화 신고부터 사용을 안 해서 없어진 제품입니다.
가격도 15년 전엔 거의 3만 원에 육박했던 제품인데 지금은 오히려 18.000원 정도로 내렸네요.
천왕봉 산행 전에 몇 번 검증 산행을 해서 별로 불편하지 않아서 이번 산행에 넣고 갔습니다.
이번 산행 다녀왔는데요. 이틀 지난 오늘 아킬레스건이 약간 불편하긴 해도 전에 처럼 아프지는 않네요.
이 정도면 로드러너 덕을 충분히 본 것 같습니다.
버프 2개( 목이 차면 기침이 심하게 나는데 버프 사용하니 덜합니다.)
면장갑, 털장갑
손수건 1
선캡 모자
울 양말
편의점표 삼각김밥 1, 유부초밥 1, 김밥 1
행동식, 에너지바 2, 양갱 2
6개월 전에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캐스캐이드 스틱 1쌍( 맨 아래 토막이 빠져서 산행 내내 정말 불편했습니다. 스틱은 메이저 제품을 사야 할 것 같아요.)
싸구려 솜패딩 그리고 비닐 우의( 전 고어재킷도 있고 네오쉘 자켓도 있습니다만 더 가볍게 하는 산행을 위해서...
비 오면 우의 꺼내 입고 혹시 추우면 솜패딩 입으려고 가져갑니다)
벽소령 가까우니 많이 추워서 솜패딩 재킷 입고 촛대봉 지나서 까지 산행을 했습니다.
'대간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산재-박석산-삼도봉-삼마골재-해인리마을 (0) | 2021.11.26 |
---|---|
갈령-천왕봉-문장대-화북탐방지원소 (0) | 2021.11.12 |
성삼재-벽소령-음정마을 (0) | 2021.10.15 |
빼재-삼봉산-소사고개-초점산-대덕산-덕산재 (0) | 2021.09.24 |
8차)설천봉-향적봉-백암봉-무령산-삿갓재-황점마을 (0) | 2020.02.16 |